금융당국 청사진 밝힌지 5년째 '검토'
원금 보장되는데 배당까지? 현실성↓
'초대형IB 육성 정책' 실현 의지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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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이 자기자본 10조원을 달성하면서 금융당국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정책인 IMA(Investment Management, 종합투자계좌)사업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5월 발행어음인가를 받아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IMA운용 요건을 채운 미래에셋증권이 신사업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간 묻혀있었던 문제도 다시 거론되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IMA를 도입했지만 관련업계로부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금융당국은 제도가 도입된 지 4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시행 준칙을 정하지 못하면서 ‘공회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실적공시를 통해 연결기준 자기자본이 10조5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자기자본 규모가 10조원을 넘은 증권사는 국내에서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자본을 활용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건 물론 IMA 등 신사업도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IMA는 고객에게 예탁받은 금액을 통합하여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를 말한다.
그러나 2016년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의 일환인 IMA사업은 제도가 도입된 지 4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시행 세칙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장고라기보단 '방치'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제도 도입 때부터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인센티브로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제도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길어지는 것 아니겠냐는 얘기다.
2016년 금융위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만들겠다는 슬로건 아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증권사에 대규모 자금 조달 수단을 늘려 기업금융으로 흘러가는 재원을 키우기 위함이었다. 자기자본 규모 4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인가를 통해 단기금융업무가 허용됐고, 그 중 8조원인 넘는 증권사는 IMA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발행 한도가 없는 IMA는 자금을 공급해 금융투자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금융위의 구상이었다.
IMA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오히려 증권업계에선 증권사는 해당 사업을 할 유인이 떨어진다는 냉랭한 평가가 나왔다. 물과 기름과 같은 '원금보장'과 '실적배당' 혜택을 동시에 한 상품에 넣는게 문제란 지적이다.
IMA를 운용하는 증권사는 수탁금의 원금을 보장하지만 투자 실적이 나면 이를 고객과 공유해야 한다. 증권사 입장에선 손실에 따른 위험부담을 고려해야 되지만 고객은 우상향 형태의 배당 기회가 열려 있는 콜옵션을 얻는 셈이다. 이때문에 IMA를 허용할 경우 증권사의 재무건전성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시장에선 IMA가 차별적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인지도 모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원금을 보장하기 위해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를 할 가능성이 커 상품의 매력이 떨어질 거라는 관측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별히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거나 실질적인 혜택이 없다면 IMA라고 해서 특별히 자금이 유입될만한 요인은 없다"라고 말했다.
증권사 입장에선 저비용으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고 하더라도 은행과 달리 ‘저원가성 예금’이 아니므로 일정 수준 이상의 금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초대형 투자은행(IB)인 증권사들은 내재적 역량을 통해 자기자본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사 한 증권 담당 연구원은 "이미 자기자본 4조원에 이른 증권사들이 일부러 증자를 하면서 자기자본을 키우진 않을 것"이라며 "업무범위가 확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준비는 지속하되 사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사업 정비를 끝내면 신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IMA 세부 시행 준칙을 마련하는데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제도를 발표한 당시와 현재의 시장 상황이 달라져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