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우려 과도? 펀더멘탈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증시 이틀째 강세에도 추세 반전은 아니라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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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윤수민 기자)
증시가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피크 아웃(고점 통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미 어느정도 기간조정이 끝났으므로 큰 낙폭은 없을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3000선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증권가에선 증시 불안의 원인으로 여러 해석이 맞서는 모양새다. 여전히 '테이퍼링'을 변수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은 가운데 일각에선 예상보다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30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수 차례 갈아치웠던 코스피 지수는 최근 31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지난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전주 대비 3.5%, 7%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코스피가 전날보다 1.93%(61.10) 내린 3097.83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3100선을 하회한 건 약 4개월만이다.
시장에선 단기 추세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평균선 측면에서 중장기 상승추세는 유효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지속되어 온 중기 상승추세가 깨졌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상승추세를 형성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3183, 3215, 3,316라는 세 허들을 넘어야 추세가 바뀐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우선 원화 약세가 진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증시 급락이 과도하게 이뤄진 건 환율에서 비롯된 게 크다는 분석이다. 환율이 뛰자 주식을 팔아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늘었고, 반도체 업황 우려에 더해져 ‘셀 코리아’ 행렬을 키웠다는 풀이다.
지난 20일 원달러 환율은 1179.6원으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11개월만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인들은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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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증시의 불안 원인을 두고는 해석이 갈리는 모양새다.
우선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개시 시점과 속도가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관측이다. 올 상반기부터 시장은 테이퍼링 가능성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경제 지표 하나하나에 부침을 거듭했다. 지난주 증시 급락도 테이퍼링 시행이 가시화된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풀이가 우세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4개월만에 3100선을 하회한 것을 두고 “’테이퍼링 공식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 포함 전반적인 아시아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시장의 혼선을 정리해줄 수 있는 시그널이 나올 때까지는 연준발 정책 불확실성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테이퍼링 개시 시점과 속도에 대한 논란이 커지며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연준의장의 기조연설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라며 "한국 금리인상, 파월 연준의장의 완화적 스탠스 등이 예상됨에 따라 원화 약세 진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국내 증시가 상승 추세로 전환되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테이퍼링으로만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상보다 아시아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경제 펀더멘탈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주식시장의 경우 양호한 경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테이퍼링 리스크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반면 한국, 대만 및 중국 증시와 외환시장은 긴축발작에 가까운 공포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16일, 7월 중국 주요 경제지표 발표 이후 중국 경기의 경착률 리스크가 부각된 점이 이머징 경제 펀더멘탈 우려를 강하게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경기 및 규제 리스크 완화와 더불어 코로나19 확산세 진정에 따른 국내 경제 펀더멘탈 개선 시그널이 가시화되어야 외국인 자금의 아시아 증시로 재차 유입될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실물 경기 환경이 원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다며 환율은 금년 중 1200원 수준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완연하게 회복되지 못한 경제환경을 감안한다면 환율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의 지속적 확산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이 상승하면서 기업 채산성은 최근 급격히 하락했다는 관측이다.
한편, 국내 증시는 최근 2주간 급락세가 과도했단 인식으로 이틀째 기술적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전날보다 1.56%, 2.01%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