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소식에 예비상장사 장외 주가 들썩
공모주 '옥석가리기'에 투자자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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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 = 윤수민 기자)
'공모주 옥석가리기'가 한창이다. 주식시장에선 IPO대어로 화제를 모았던 종목마저 시초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인기 종목도 힘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장외주식거래 시장에선 IPO 추진 소식이 들릴 때마다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기업마다 흥행 여부가 갈리는 추세에서 이같은 장외 시장의 흐름은 '과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IPO를 앞둔 기업들의 장외 주가가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IPO추진을 밝힌 새벽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3개월간 장외 주가가 두 배 올랐고, 현대계열사들의 장외 시총도 적정 기업가치보다 높다는 지적이다.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은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외 주가가 크게 올랐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20일 기준 오아시스마켓의 장외 거래가격은 201만원이다. 이는 3개월 전 집계됐던 93만5000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 4월 코스피 상장을 알린 현대엔지니어링 장외 주가도 상승세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장외 주가는 지난 4월 다수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고 밝히자 역대 최고가인 140만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를 타다 7월을 기점으로 다시 오름세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도 지난 5월 122만50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130만원으로 오른 상태다.
2차전지, 메타버스 등 주식 시장에서 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면서 IPO를 추진중인 기업들의 주가 성장세는 더 뚜렷하다. 2차전지 기업인 엔켐은 주가가 3개월동안 4만3900원에서 6만5500원으로 50% 뛰었다. 메타버스 플랫폼 온페이스 의 자회사인 온페이스게임즈는 1350원에서 3270원까지 약3배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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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 = 윤수민 기자)
이렇듯 장외주가가 급등하면서 적정 기업가치보다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반복되는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적정 기업가치와 장외시장 평가간 괴리가 있다는 분석을 받는 기업 중 하나다. 현대오일뱅크의 장외 주가는 5만5500원으로 발행주식수를 고려한 시가총액은 13조원 수준이다. 현대오일뱅크 장외 주가는 상장 소식이 밝혀진 7월 6만6500원까지 올랐다가 소폭 하락한 5만원대 후반을 유지중이다.
비상장주에 대한 관심이 공모주 인기에 후행하면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더 많이 이용하는 추세다. 지난 6월 기준 '증권플러스 비상장' 월간이용자는 2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5배가량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시장인 K-OTC 역시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6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장내에선 대기업계열사 등 IPO 대어로 주목받던 공모주 마저 흥행에 실패하면서 장외 주식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국내 렌터카 1위 업체로 유통 대기업 롯데의 계열사이기도 한 '롯데렌탈'은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2.5% 가량 낮은 5만7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IPO 대어로 화제를 모았던 크래프톤은 장외 시장에서 주당 6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정작 상장 당일에는 공모가(49만8000원)에도 미치지 못한 45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외 시장은 투자자 보호 규정도 상대적으로 느슨해 위험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매매가 이뤄지는 사모 영역에 가까워 규제가 강화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개인들이 주의가 필요하다는 시선인 셈이다. 이 때문에 공모가 하회현상이 관찰되는 걸 계기로 장외시장의 과열된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장외 주식은 정확한 상장 스케줄이 없어 불확실성이 크지만 사모영역에 가깝기 때문에 규제가 심화되지 않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라며 "장외주식거래 시장에서도 주가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