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자회사 상장 기대감…이마트 밸류 영향은?
가치 할인 우려…母-子 기업가치 역전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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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SSG닷컴 상장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와 별개로 최근 인수한 이베이코리아 분리상장까지 검토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요 자회사들의 상장 릴레이가 예상되는 와중 모회사인 이마트 기업가치엔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다.
SSG닷컴은 그간 이마트의 기업가치를 상당부분 견인하는 '효자' 자회사로 인식돼 왔다. 5월 19%, 6월 22%, 7월 35%로 총거래액(GMV) 성장률이 빠르게 성장, 주요 경쟁사 시장점유율(M/S)을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많다. 2분기엔 전년 동기의 두 배 수준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아직 시장에선 SSG닷컴의 수익성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비슷한 시기 증시 상장이 예고돼 있는 마켓컬리나 오아시스 같은 경쟁사보다 SSG닷컴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다수 나온다.
이러다 보니 모회사인 이마트의 전략 방향도 SSG닷컴에 초점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현재 수익성보다도 M/S 확대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기존 주력사업인 오프라인 영업자산의 효율화를 통해 이커머스 채널 M/S 확장에 주안점을 두는 모습이다. 다만 이마트 보유자산 매각대금이 SSG닷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투자비용이 되고 있다는 점은 논란거리가 돼왔다. 사실상 양사 간 카니발라이제이션이 발생, 이마트 주주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SSG닷컴이 2023년까지 GMV 목표로 10조원을 제시한 상황에서 추가 비용투입까지 불가피하다. 이마트는 올해 배송 CAPA 확대 속도를 높이고 내년엔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계획 중이다.
증권가에선 사실상 GMV 성장률과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상승 속도가 이마트 주가를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SG닷컴 등 주요 자회사의 상장은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비상장 자회사인 SSG닷컴을 그간 시장에서 매입할 수 없어 모회사인 이마트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SSG닷컴 상장 이후 모회사 대신 자회사를 선택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화학이 지난해 말 알짜 사업부였던 배터리 부문 분할을 결정하면서 한 차례 주가 폭락을 겪었다.
향후 기업가치 역전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현재 이마트 시가총액은 5조원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SSG닷컴은 최대 10조원까지도 거론된다. 주요 자회사 상장으로 이마트 기업가치에 본격 디스카운트(할인)가 들어가면 더욱 타격을 입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 분리상장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가치와 관련해 또 한번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주요 증권사에 송부한 SSG닷컴 상장 입찰제안요청서(RFP)를 통해 ▲이베이코리아 별도 혹은 동시상장 방안 ▲자회사 기업가치 산정(Valuation) 방법 등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베이코리아가 SSG닷컴과 분리상장될 경우 자회사 상장을 통한 이마트의 자본조달 수준은 업계 예상보다 더욱 막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이마트가 사실상 '투자형 지주사'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현재 투자형 지주사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시장은 아직 그에 맞는 할인을 반영하고 있진 않다. 다만 자회사를 늘리며 상장을 고민하는 만큼 상장 릴레이가 본격화하면 더블 카운팅 우려로 보유 지분가치가 할인돼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로선 본질가치보다도 투자자 대상으로 에쿼티 스토리만을 앞세워 어필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면서도 "알짜 자회사가 빠졌을 경우 본원적인 경쟁력 없이는 지금의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