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섹터 증권사 연구원 전망은 극과극
"주가 못 받치는 실적" vs "패러다임 변화"
메타버스사업 네이버 제페토 평가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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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네이버 제페토는 포텐셜이 있지만 완성된 플랫폼은 아니다" (한 인터넷 담당 연구원), vs "글로벌 럭셔리브랜드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건 로블록스가 아니라 오히려 네이버의 제페토"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한껏 치솟았던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에 대한 열기가 주춤하다. 국내 정보기술(IT) 대장주 네이버 역시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의 가치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기술특례기업으로는 최초로 '따상상상'을 기록했던 맥스트를 비롯해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메타버스 관련주 전망을 두고 극과 극의 반응이 나온다. 메타버스는 테마가 아닌 '메가트렌드'라 주가가 단기간 내 반등할 거라는 평가가 많다. 반면 이미 미국에서부터 흐름이 꺾인 '끝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메타버스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이날 국내 유일의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플랫폼 상용화 기업으로 알려진 맥스트는 전날보다 6.01% 하락한 6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고가였던 9만9000원에 비해 약 38% 떨어진 가격이다.
에스엠 소속 아이돌 에스파의 버추얼 아바타를 제작하는 자이언트스텝은 지난달 20일 11만3100원으로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고 8만100원을 기록 중이다. 이외에도 덱스터, 와이에지게임즈 등 메타버스 관련주들이 일제히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대표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를 제공중인 네이버 주가는 횡보중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과열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 맥스트의 경우 기술특례 상장 조건을 만족시킨 기업으로 아직 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다. 자이언트 스텝 역시 지난해보다 상반기 영업손실 폭이 커졌다. 그럼에도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연초보다 100~200% 급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타버스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조정을 거친뒤 반등할 것인지 그대로 주저앉을지 의견이 나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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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프=윤수민 기자)
일각에선 해외 메타버스 기업들의 주가가 꺾이면서 국내 메타버스 열기도 '끝물'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로블록스, 유니티, 스킬스 같은 메타버스와 관련된 회사들은 이미 몇달 전 주가가 꺾였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주당 100달러를 오가던 주가는 8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에서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메타버스 주가가 회복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 메타버스 산업은 초기 단계라, 수익구조를 정착시키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네이버의 제페토 사용자는 2억명에 이르지만,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86억원으로 유저 규모에 비해 매출액 규모가 작다. 로블록스 역시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신세다.
게다가 개발자 몸값도 치솟으면서 수익이 날 때까지 비용도 더 많이 소요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인력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소형 기업들은 개발자 몸값이 너무 올라 서비스 기획을 들어가기도 전에 구인난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메타버스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사들이 일제히 연봉을 올리면서 임금 수준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 VC심사역은 "최근에 투자를 집행한 메타버스 기업도 개발자 몸값이 너무 올라가서 힘들다고 한다"며 메타버스를 하려면 우선 잘 작동하는 서비스를 개발해내고, 그 위에 비즈니스모델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하는데, 많은 기업들이 개발 비용때문에 허덕이는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메타버스가 단순 '테마'에 그치지 않고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여전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활성화된 환경에서 메타버스 관련 기술도 궤도에 올라왔다는 분석이다. 한 IPO업계 관계자는 "AR이나 VR, 통신 기술도 높아졌고 코로나로 비대면 환경도 익숙해진 상황이다"라며 "부캐라는 문화와도 연결되면서 메타버스가 일종의 메가트렌드화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해외 빅테크 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들도 메타버스 사업에 일제히 뛰어들고 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저커버그는 향후 5년 안에 페이스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꾸준히 메타버스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SKT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공개하는 등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를 두고도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가 나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제페토가 하반기 네이버 주가를 이끌 숨겨진 카드라는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하반기 빅테크간 콘텐츠 경쟁에서 제페토가 밸류업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 제페토는 현재 저평가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로블록스의 시총은 50조원에 이르는 반면, 네이버에 반영된 제페토의 시총은 2조원 수준으로 차이가 크다. 그정도의 차이가 정당한 지 모르겠다"라며 "글로벌 럭셔리브랜드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건 로블록스가 아니라 오히려 네이버의 제페토"라고 말했다. 10대 초반의 소년들이 주 이용자인 로블록스보다 10대 중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남성이 모두 이용하는 제페토가 럭셔리브랜드들의 타깃층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네이버 제페토가 완성된 플랫폼이 아닌만큼 차후 사업을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인터넷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네이버 제페토는 포텐셜이 있지만 완성된 플랫폼은 아니다"라며 "4분기에 공개될 게임 관련 시스템의 성공 여부가 중요하다. 성공하면 로블록스처럼 글로벌 플랫폼이 되겠지만, 아직은 가야할 길이 먼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