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3000억 투자해 30% 확보
블랙스톤만 구주매출…지분 8%대로
"공모 분위기 좋을 때 FI 정리"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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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액세서리) 기업공개(IPO)에선 2대주주인 사모펀드(PEF) 블랙스톤만 구주 매출에 나선다. 블랙스톤이 보유지분 대부분을 매각함에 따라 회사와 블랙스톤의 관계가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몬느액세서리는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번 상장은 신주모집 167만5000주, 구주매출 669만5000주의 일반공모 방식에 의한다고 밝혔다. 공모 대상 주식 중 구주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데, 구주매출 주식 전량은 블랙스톤 보유분이다.
블랙스톤은 2015년 3000억원을 투자해 시몬느엑세서리 지분 30%을 확보했다. 이번 상장으로 기존 보유 지분의 70%를 시장에 풀게 됐다. 블랙스톤은 공모가 상단기준 약 3200억원을 회수하게 될 전망이다. 투자 후 지금까지 1000억원가량의 배당도 받은 바 있다.
공모 후 블랙스톤의 지분율은 8.5%로 낮아진다. 블랙스톤의 지분율이 대폭 하락하는 만큼 시몬느엑세서리 경영에 대한 관여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블랙스톤은 잔여 지분에 대해 3개월의 보호예수(락업)를 걸었는데, 이 역시 주가 상황을 살펴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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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장에 대해 업계에선 블랙스톤과의 관계 정리 목적이라고 평가한다. 블랙스톤 투자 7년차로 회수가 필요한 시기기도 하지만, 회사와 블랙스톤의 관계도 썩 순탄치는 않았기 때문이다.
시몬느엑세서리는 글로벌 투자사를 초빙해 사업을 확장길 바랐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았다. 회사 대주주는 블랙스톤이 보낸 증권사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존재도 부담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블랙스톤에 보고하기 위해 상장 주관사에 상당히 여러 차례 영문으로 된 보고 자료를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블랙스톤 입장에서도 한국 대표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큰 성과가 나지 않으니 회사를 압박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블랙스톤이 보유지분 절반만 구주매출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론 거의 대부분을 내놓기로 했다.
시몬느엑세서리는 FI의 회수를 위해 몇 해 전부터 상장 추진을 고려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여의치 않았다. 다만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1%가량 상승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팬데믹 후 보복소비로 명품 수요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실적이 부진해 IPO를 할지 여부에 확신이 없었지만 공모 분위기가 좋으니 기회 틈타 블랙스톤을 빨리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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