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급증하고 금리마저 올라
부정적 여론 확산 "고통 나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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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로나에 따른 경제위기 속에서도 금융사들은 겉으로 드러내진 못하지만 조용히 웃고 있다. 코로나 ‘특수’라 부를 수 있을만큼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고 있어서다.
생계를 위해서, 부동산 주식 투자 용도로 대출이 급증하다 보니 가만히 앉아서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상품개발도 영업도 필요 없는 지경이다.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커지는데 금융사만 배불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올 상반기에만 1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10개 금융지주사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조80351억원 증가했다. 반기 기준 금융지주사 순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각 금융 계열사들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4대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6조1865억원으로 전년대비 27.3% 증가했다. 충당금 부담이 사라지고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확대하는 효과가 발생했다. 부동산 및 신용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익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정부의 대출규제로 금리마저 큰 폭으로 오르는 추세다.
금리 상승기에 대출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은행들은 발빠르게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다. 우대금리는 축소하고 가산금리는 늘리는 식으로 대출규제에 대응하면서 예대마진은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은행들은 영업이 필요없을 정도다”라며 “가계대출이 막히니 다른 대출이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비단 은행만 대출 증가의 특수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
보험사들도 호실적을 이어간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상반기 보험회사 잠정 경영실적에 따르면 보험회사 당기순이익은 5조67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8887억원(4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3조1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741억원 증가했으며,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530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46억원 늘었다.
보험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지속으로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감소했다. 여기에다 증시 호조가 이어지면서 변액보험 보증금 환입 효과 등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다. 은행권에 대한 대출 규제 여파로 보험사의 대출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증시 호황에 수혜를 그대로 입었다. 작년부터 이어진 개인들의 주식투자 증가가 실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풀린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2분기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대금만 1700조원에 이른다. 지난 1분기에는 2000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금융사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이들의 주가도 코로나 이후에 올라갔다. 최근 1년 동안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우상향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 상승이 예상되면서 주가는 최근에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 금융사들만 배불린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졌다.
일각에선 금융사들의 수익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풍부한 유동성에서 금융사들이 ‘이자 장사’만으로 그 혜택을 다 가져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달에 열릴 국정감사에서도 금융사들의 이런 행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채무 재조정 등 적극적인 고통 분담안을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역대급 실적이 금융사들이 상품개발 등 금융사들이 이뤄낸 성과라기 보다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정부의 지원 정책 등으로 인해서 이뤄진 결과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한다.
이 관계자는 “가계 대출 및 주식 거래 증가 속에서 금융사들이 이자, 수수료 장사를 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따”라며 “이와 관련한 지적들이 국정감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