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올랐나... 잘 나가던 2차전지 소재株도 삐끗
입력 2021.09.28 16:26|수정 2021.09.29 07:34
    증시 횡보하는데 '나홀로' 오른 2차전지주
    "단기간에 올라 차익실현 매도세 나온 것"
    • 장기간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2차전지 소재주들의 주가가 대거 하락했다. 주가가 급등한 것에 대한 시장의 피로감이 쌓이는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포스코케미칼 등 2차전지 양극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네 기업은 각각 전거래일보다 0.83%, 6.74%, 5.66%, 3.22%, 하락한 46만8200원, 18만원, 4만8300원, 16만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외에도 2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들이 하락세였다. 2차전지용 전해질을 개발·생산하는 천보와 후성은 각각 4.95%, 8.28%의 큰 하락폭을 기록하며 26만2900원, 2만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실리콘 음극재 관련 기업인 대주전자재료는 전거래일보다 3.41% 떨어진 9만9000원을 기록했다. 

      2차전지용 동박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 거래일보다 1.62%오른 10만500원으로 집계됐고 SKC역시 0.79% 상승한 19만2500원을 기록했지만, 솔루스첨단소재는 종가 6만8800원으로 4.58% 하락했다. 

      2차전지 소재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피로감이 쌓여있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완성 배터리 업체인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사업부 분할·충당부채 등 이슈로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반면 소재 관련 기업들은 호재가 이어지며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과 코스모신소재는 연초대비 주가가 두배 이상 올랐고 엘앤에프, SKC, 일진머티리얼즈, 후성 등도 5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단기간에 급격히 높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차전지 소재주 업종 평균 PER은  79.77로 코스닥 평균 PER(37.33)의 두 배가 넘는다. 국내 증시가 횡보하는 와중에 2차전지 소재주만 매수세가 쏠리면서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했다는 설명이다. 금일 매도세는 이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은 닷새만에 증권사가 내년 목표주가로 전망한 추정치마저 따라잡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일 목표주가를 44만원으로 상향했지만 15일 에코프로비엠은 종가로 44만4900원이 집계됐다. 현재 유안타증권이 목표주가로 결정한 48만원과의 괴리율도 2.52%에 불과하다. 

      당분간은 2차전지 소재주 관련 주가 변동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펀더멘탈이 변한 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치솟은 주가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본다"라며 "애널리스트들의 내년치 목표주가를 며칠새 따라잡은 종목이 있는만큼 현 주가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전보다 단기적 주가 변동성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다만, 종목별로 하락폭은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시화된 수주나 계약이 공시되지 않은 기업의 경우 하방이 더 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모신소재나 엘앤에프주가의 경우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과 키맞추기 식으로 따라왔던 것 같다"며 "엘앤에프의 경우 CAPA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초기에 공장을 가동하다보니 가동률이 올라오지 않는 상황이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가동률 올라갈수록 영업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