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용하지 못하는 조건
기업도 PEF도 인수 부담 클 듯
-
- 이미지 크게보기
-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국미니스톱 경영권 매각이 다시 시작된다.
19일 M&A 업계에 따르면 일본 이온그룹은 삼일PwC를 주관사로 삼아 한국미니스톱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삼일PwC는 최근 주요 사모펀드(PEF) 등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하기 시작했다. 아직 희망 몸값도 제시하지 않은 초기 상태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이온그룹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다. 이온그룹은 지난 2018년에도 매각에 나섰는데, 롯데(세븐일레븐)와 신세계(이마트24), 글랜우드PE 간 3파전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당시엔 편의점 근접출점 제한 규제 우려 등으로 매각이 무산됐다.
지난 매각 때는 4000억원 안팎의 몸값이 거론됐는데, 이번에는 그보다는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국미니스톱은 작년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은 1조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원매자로는 주요 유통사와 PEF 등이 거론되는데,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온그룹 자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한국미니스톱 점포는 2653곳이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점포 1만 곳이 넘는 1~3위 사업자가 보기엔 기업결합 승인 부담이 크다. 이마트24는 인수를 검토할 만하지만 신세계그룹은 다른 대형 M&A가 우선이다.
이온그룹은 이번 매각에 미니스톱 브랜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를 감안하면 애초부터 자기 브랜드가 있는 대형 유통사를 최우선 매각 대상으로 점찍었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 브랜드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재무적투자자(FI)가 인수하기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다른 경쟁사에서 멀어진 5위 사업자가 됐는데 이온그룹의 몸값 기대치는 낮아지지 않았을 것이라 PEF가 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