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관련 시장 초기 단계로 BM 의심도
미디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투자 수혜?
IP미보유로 영업레버리지↓ 단, 협상권 개선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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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이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미디어·엔터 관련 기업들만 잇따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및 바이오(BT) 부문의 성장성 기대감이 소진된 가운데,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핵심은 확장성이다. 엔터사의 경우 두나무 등의 지분 스왑 등으로 대체불가능토큰(NFT)사업 확장 가능성이 대두된다. 미디어사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간 경쟁으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선 NFT사업은 당장 수익화가 가능하지 않고 미디어사도 드라마 제작 환경상 펀더멘탈 개선이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종가 기준 주요 엔터사들의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JYP는 전날보다 8.98% 오른 5만3400원을 기록하며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YG와 하이브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6.62%, 4.91% 상승한 7만900원, 34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SM 역시 9.08% 오른 8만1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OTT간 경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사들의 주가도 강세다. NEW는 26일 종가 기준 전날보다 5.73% 오른 1만66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최근 한달 새 40%가 올랐다. 위지윅스튜디오, 제이콘텐트리, 쇼박스 등 제작사는 각각 3.32%, 1.88%, 1.44% 오른 2만4900원, 6만5200원, 6340원을 기록했다.
최근 엔터사들은 NFT 사업을 통한 메타버스 콘텐츠로의 확장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NFT는 복제가 불가능해 한정판 판매 효과가 있고 메타버스 콘텐츠로도 소비가 가능하다.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아티스트와 콜라보 제품 NFT를 구매하는 식이다.
26일 하이브는 두나무와 NFT 사업을 협력 가능성이 알려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함께 치솟은 JYP는 지난 7월 일찍이 박진영 CCO(최고창작책임자)가 두나무에 지분 일부를 매도하며 NFT 플랫폼을 구상중임을 밝혔다. SM은 자회사 디어유를 통해 NFT기술을 적용한 굿즈를 계획중이다.
과거 콘서트, 앨범 등 오프라인에 치중돼 있던 엔터업계의 비즈니스모델이 새롭게 확립되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간접 매출은 상승세다.
한 증권사의 엔터 담당 연구원은 "오프라인 콘서트나 앨범 판매가 엔터사들의 전통적 수익 창출 방법이었다면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간접 매출이 예상되면서 비즈니스모델이 새롭게 발전해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팬플랫폼이 모회사인 엔터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폭 늘었다. 하이브가 운영하는 위버스(Weverse)는 코로나19 이후 전체 매출의 60% 수준까지 차지한다고 알려진다. SM의 팬플랫폼인 디어유는 거래금액의 70%가 매출로 분류되면서 가입자 수 증가에 비례하여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NFT 관련 시장은 초기 단계로 그 규모도 작고 당장 수익화가 가능한 모델인지도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증권사의 엔터 담당 연구원은 "최근 엔터사의 주가 오름세가 NFT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당장 수익화가 가능한 모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 미디어사들은 글로벌 OTT간 경쟁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펀더멘탈 개선세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OTT와 흥행 수익을 공유할 수 없어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작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OTT간 경쟁으로 한국 콘텐츠의 수요는 늘고 있다. NEW는 디즈니플러스와 5년간 공급계약을 맺었다. 매년 한 편 이상의 작품을 독점으로 공급한다. 애플TV+(플러스)까지 내달 출시되면 한국 콘텐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제작사들이 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가 IP(지적재산권)를 보유하면서 제작사들의 영업레버리지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총 제작비와 10~30%의 마진을 지급하고 IP를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징어게임'처럼 세계적으로 흥행한 작품을 만든 제작사도 굿즈 판매 등의 추가 수익을 공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드라마 제작사의 영업이익률의 변동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한 증권사의 미디어 담당 연구원은 "드라마 제작사들의 영업이익률을 긴 시계열로 보면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다. 중소형 제작사는 더 안좋을 것"이라며 "K콘텐츠의 IP파워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 수혜를 누가 누릴까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지리산' 사례는 흥행 부진 리스크를 잘 보여줬다는 관측이다. 지리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는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했다가 첫 방영 후 실망감이 확산하며 하루 만에 20% 급락했다. 중소형 제작사의 경우 제작 체력상 생산하는 작품 수가 한정적이고 흥행에 대한 리스크도 내재되어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선 '스위트홈', '오징어게임'등으로 한국 드라마의 위상이 바뀌면서 제작사들의 협상력이 좋아지고 있어 펀더멘탈 개선을 기대해볼만하다는 전망도 있다. NEW는 '스위트홈'이 지난해 미국 넷플릭스 3위를 기록하면서 차기작인 무빙을 디즈니플러스에 공급하면서도 IP를 직접 보유하는 전략이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