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부동산 NPL 매물들
수도권은 완판…지방은 ‘우려’
NPL 전문 투자자들 초호황기
PEF의 새로운 투자 영역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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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부실채권(NPL)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건전성 강화를 주문했고, 각 기관들이 부실채권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은 빨라졌다. 때마침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높게 형성돼 부동산 NPL 처분의 적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투자시장에선 부동산 NPL 매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아파트, 상가와 오피스텔 등이 그 대상이다. 은행과 저축은행 또는 NPL만을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PEF) 등이 매각의 주된 주체이다.
최근 들어 부동산 NPL 거래가 집중되는 모습은 부동산 가격 장기화와 무관하지 않다.
NPL의 가격은 통상 정상 채권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높게 형성된 현재와 같은 시기에는 이를 찾는 수요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NPL의 매각은 금융기관이 자산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가장 손쉽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다. 정부가 금융기관마다 대출을 규제하고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NPL 매물이 늘어 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엔 NPL을 빠르게 처분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최근 들어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등장하는 부동산 NPL 매물은 2008년 국내 부동산 가격 폭락기에 쏟아졌던 매물들도 상당수포함된 것으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금융기관과 투자회사가 보유하게 된 NPL 자산들이 부동산 폭등기를 맞아 원금의 2~10배 가량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게된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금융기관 규제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NPL 시장에 매물이 급증하고 빠르게 소화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면 NPL 시장규모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NPL 부동산의 위치에 따른 수요는 다소 엇갈린다. 수도권의 아파트와 상가, 오피스텔 또는 물류센터를 비롯한 상업용지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넘치는 반면,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의 부동산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그나마 아파트의 경우는 수요를 찾아볼 수는 있으나 지방의 상가와 오피스텔의 경우는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엔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의 매물들이 쌓이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의 추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까지 소화하지 못한 NPL 매물들이 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NPL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움직임과 투자자들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NPL 관련 업무를 다루는 금융기관들도 분주해졌다. 1순위 채권자가 담보물건을 처분을 목적으로 다른 금융기관이 보유한 2~3순위 채권을 사들이기 위한 대출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본시장에서 다소 관심도가 떨어졌던 NPL 분야에 새로운 투자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사모펀드의 제도 개편으로 인해 국내에서 결성하는 모든 PEF는 부동산 투자와 NPL 투자 등 대부분의 투자 전략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국내 대형 PEF들은 경영참여 외에 다양한 투자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자회사 또는 조직을 신설하고 있는 추세다. NPL 투자의 경우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PEF 운용사들이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