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선 '두나무 행보'가 최대 관심사
사업 다각화 통한 이미지 다변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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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두나무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장에 제기됐던 하이브와의 협업설은 현실이 됐고, 우리금융 인수전 참여 등 M&A업계에서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투자업계에선 '두나무의 행보'가 올해 최대 관심사가 됐다. '코인회사'라는 정체성에 일부 부정적인 시선도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미지를 다변화하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최근 하이브와의 협업 소식을 알렸다. 하이브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0억원을 투자하고 동시에 하이브도 같은 방식으로 두나무에 약 500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양사는 이번 제휴의 목적으로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 및 NFT(대체불가능토큰)를 포함한 신규사업 공동 추진"이라고 밝혔다. NFT 관련 합작투자법인 설립도 예고했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의 설명대로 NFT가 게임·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융합됐을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사 협업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업계에선 사실상 '음지'에 있었던 두나무가 하이브와 손을 잡은 기점으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IT업계뿐 아니라 투자업계 전반이 '두나무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에 최대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앞서 우리금융 지분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두나무는 예금보험공사가 진행하는 우리금융 지분매각 절차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인수 대상은 우리금융 최대주주 예보가 보유한 지분 15.13% 중 최대 10%다. 지분 중 4% 이상을 확보할 경우 회사법상 사외이사 추천권을 얻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두나무의 인수전 참여는 안정적인 거래소 사업을 위한 수순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원화마켓 수수료로 대부분의 수익을 내는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에서 은행의 영향력이 크게 미치다 보니 두나무 입장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인수전 참여가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금융지주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경우 차후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에 있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돼 안정적인 거래소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수를 위한 실탄도 두둑하다. 두나무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기준 1조8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M&A를 위한 자금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선 두나무가 충분한 실탄을 기반으로 높은 인수가를 써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매도 측에서도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두나무의 존재를 다소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얘기도 언급되고 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송 의장을 주축으로 내년 상반기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투명한 투자활동을 위한 사업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두나무의 이 같은 행보들은 '코인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금융플랫폼으로서 제도권 기반을 다져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해부터 신규 투자유치를 지속 시도하고 있다. 기관투자자(LP) 대상으로 프리IPO를 시도해왔으나 성사가 쉽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간 급성장한 기업가치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크지만 '코인 회사'라는 정체성에 일부 부정적인 사회 시선을 의식한 영향도 있다는 설명이다.
두나무 입장에서도 현재로선 신규자금 조달 필요성이 약한 상황이지만 투자업계 내 부정적인 시각을 해소하기 위해선 이미지를 다변화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 투자사 관계자는 "두나무에 성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해 프로젝트펀드를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LP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기류가 있다. 두나무의 최근 행보들은 이 부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사업다각화로 이미지가 다변화 하면 멈춰있던 자금들이 상당수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