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IPO 유망'株'는 '배터리·유통'…'과(過)수요' 유지될 듯
입력 2021.11.19 07:00
    "2023년까지 호황 이어질 것"…VC 엑시트 수요 많아
    수급도 충분…다만 LG ES·SK온·쓱닷컴 등으로 관심 몰려
    '카카오 효과'도 이어질 것…'증시호황 여부'도 관건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2년간 기업공개(IPO) 시장의 열기는 쉬이 식지 않는 분위기였다. 2023년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갈 가능성이 짙다. 지난 2년간 벤처캐피탈(VC) 투자가 활발했던 만큼 투자자금회수(엑시트) 수요가 많을 것인 데다 하이일드펀드나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혜택이 이어질 2023년까지 기관 및 개인 수급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2022년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릴 미래 유망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올해 중순부터 상장 준비에 착수한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배터리기업'과 쓱닷컴(SSG닷컴) 등 '유통기업' 등이 거론된다. 카카오그룹 계열사 상장 소식도 화두다. 아직 주가 추이와 업황 등을 고려해 상장 시기를 조율 중인 발행사들도 많다.

      올해 주목받던 카카오뱅크 등 대부분의 대형주들은 상장 이후 무리 없이 공모가 이상의 주가를 기록했다. 일단 내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년간 VC업계에 정부 자금을 비롯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었다. 자연스레 이들의 엑시트를 위해 상장 채비에 돌입하는 벤처기업들이 상당할 것이란 예측이다.

      또한 기관의 수급도 받쳐줄 것이라는 평가다. 공모주 하이일드 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는 세제혜택과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는다.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두 펀드의 혜택은 2023년 일몰을 앞두고 있다. 적어도 2023년까지는 공모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일부 정책 전환을 고려하고 있긴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와 친숙해진 점도 내년 변수로 꼽힌다. 균등배정제 도입 이후 공모주 투자가 대중화하며 개인 수요 기반도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올해 IPO업계만 따졌을 때 최고의 수확은 개인들이 공모 청약에 대비해 대부분의 주요 증권사에 계좌를 터놓고, 언제든지 청약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는 것"이라며 "처음엔 가(假)수요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청약증거금 단위가 달라진 걸 보니 과(過)수요라고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내년도 IPO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산업으론 배터리사와 유통사가 꼽힌다. 

      특히 연내 상장이 불투명해진 'LG에너지솔루션'과 최근 사명을 변경한 SK그룹 배터리기업 'SK온'은 기관들도 비중 있게 살피고 있는 종목이라는 전언이다. 공모규모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다른 공모주 청약 참여하는 데 앞서 시기 조율을 해야해서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업체 '쓱닷컴'과 마켓컬리의 상장 성사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이들은 최근 주관사를 선정해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쓱닷컴이 올해 4월 인수한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 등을 어떻게 활용해 청사진을 내놓을지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마켓컬리에 대해서는 '영업적자' 문제 해결 추이를 살피려는 분위기다.

      '카카오' 효과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그룹 계열사들의 잇단 상장 흥행에 업계에서는 "일단 기업명에 '카카오'가 포함되면 청약을 넣어라"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내년 하반기쯤으로 계획돼 있다.

      다만 글로벌 변동성이 심해질 것으로 관측되는만큼, 증시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투자회수 목적의 상장이라면 공모가를 높게 산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올해까지의 증시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고평가된 기업가치에 대해 냉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란 평이다. 이에 해운업, 건설업 등 업황이 다소 꺾인 발행사들은 주가 향방을 살피며 상장 적기를 가늠하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내년에 어떻게 IPO 시장이 흘러갈지 알 수는 없다"라면서도 "상장 수요와 투자자들의 공모주에 대한 긍정적 학습효과를 감안하면 내년도 IPO 시장이 좋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