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오너家 박태원 부회장 자리 옮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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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두산그룹은 위기의 단초가 된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사모펀드(PEF)에 넘겼고 그룹과의 절연을 계획중이다. 자연스레 두산건설에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오너일가 박태원 부회장의 거취도 관심사이다. 현재로선 두산그룹이 소유한 중앙대학교로 향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큐캐피탈-신영증권PE-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매각금액은 4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두산건설은 두산그룹이 산업은행과 재무약정을 맺은 초기부터 1순위 매각 대상이었다. '㈜두산→두산중공업→두산건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마지막 단계에 위치해 있음에도 실적 부진으로 인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꾸준히 지원을 이끌어 냈고, 끝내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오는 원인이 됐다.
M&A 과정에서 수차례 손바뀜 끝에 새주인을 찾게 되면서 오너일가는 더 이상 두산건설에 머무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일단 인수자 측은 현재의 경영진은 당분간 유지할 입장으로 알려졌다
두산건설에 직위를 가진 그룹 오너일가는 박정원 회장(미등기 임원), 박태원 부회장(미등기 임원) 등이다. 박정원 회장은 그룹 총괄 회장으로 직함을 갖고 있으나 박태원 부회장은 두산건설 부회장 직함이 유일하다.
현재로선 박태원 부회장이 중앙대학교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두산그룹은 지난 2008년 중앙대학교를 인수한 이후 박용성 전 회장을 이사장으로 선임했고, 이어 2016년 박용현 이사장(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이 취임했다. 박태원 부회장은 박용현 이사장의 장남이다. 박 부회장은 1994년 두산유리에 입사해 그룹에 합류했고, 2006년 두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기존 경영진은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오너일가가 두산건설에 남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박태원 부회장의 경우 오랜기간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는 중앙대학교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이사진 내 공석이 없는 상황은 변수다. 중앙대학교의 정관상 총 12명의 이사진을 유지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현재는 박용현 이사장, 고석범 전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 이재경 전 두산건설 회장을 포함해 총 12명의 이사진이 모두 선임돼 있는 상태다. 임기 만료가 임박한 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현재 이사장 또는 기존 이사의 결원이 발생해야 박태원 부회장의 이사진 진입이 가능한 구조다.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행보는 빨라졌다. 3세대 오너일가 가운데 막내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회장은 두산그룹을 떠났다. 박 전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차남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모두 그룹을 벗어나 개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세대 경영인으로서 두산그룹 내 유일하게 남은 인사는 박용현 이사장이 유일하다. 임기 만료 기한은 2023년 11월이지만, 박태원 부회장의 거취에 따라 빠른 세대교체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