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IPO 재시동 건다…26일 제안서 마감
입력 2021.11.24 11:39
    증권사에 RFP 재작성 주문한 카카오모빌리티
    제출 기한 26일…상장 추진 번복에 證 피로감 호소
    기업가치 3~6兆 거론…상생안 부담 지속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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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한다. 기존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던 후보 증권사들에게 제안서 제출을 다시 주문한 상태다. 

      여론 반발, 규제, 가치평가 등 카카오모빌리티 상장 난이도가 낮지 않은만큼, 후보 증권사들은 다시금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24일 기업금융(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RFP를 받았던 증권사들에게 재작성 요구를 전달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8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RFP를 송부했던 바 있다. 새 입찰제안서 제출 기한은 이달 26일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생안 마련으로 인한 사업 영역 조정 부담에 상장 일정을 연기한 지 2개월만이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는 여론에 '유료성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 등을 폐지하며 수익사업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상장 재추진설(設)이 업계에서 여러차례 거론됐으나 재추진 여부는 불투명했다.

      제안서를 다시 작성 중인 증권사들은 여전히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카카오모빌리티를 플랫폼사로 시장에 설득할 논리(Logic)와 함께 규제에 대한 고민을 다시 이어가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배포한 RFP에는 ▲ 카카오 계열사 중 플랫폼 기업에 해당하는 기업 선정 및 근거 ▲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기업에 해당하는지 여부 ▲ 카카오모빌리티가 영위하는 산업과 규제 분석 ▲ 신사업 영역 제시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게다가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생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달 국정감사에 참여해 스마트호출 서비스에 이어 가입 기사에게 배차 혜택을 주는 요금제인 '프로멤버십'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고경영자(CEO) 직속 '상생협력자문위'를 설치해 상생 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에도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지속해서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라며 "통상 주관계약을 따내기 위한 RFP의 경우 법률 자문을 받는 건 비용이어서 계약을 맺은 이후에야 자문을 구하게 되는데, 규제 관련 전문성이 있는 편이 아닌 증권사 실무진들은 머리가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번복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8월 제안서를 배포받았을 당시 IPO 실무진들은 몇 주간 주말 출근에 저녁 근무도 감수했다. 제출 기한에 맞춰 작성했음에도 불구, 카카오모빌리티는 제출기한을 번복한 데 이어 일정을 철회했다. 상장 일정이 재추진되는 상황이지만 피로감이 상당하다는 토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전부터 2달 동안은 카카오모빌리티라는 기업 한 곳 때문에 주관사 담당자들이 골머리를 상당히 앓았다"라며 "RFP 요청사항도 상당히 구체적이고 난이도가 높아 제안서를 다시 쓰는 과정이 녹록지 않을 듯 하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몸값은 3조~6조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1월 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200억원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를 3조6000억원 가량으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