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운용사, 실적과 리더십은 무관? 세대교체 미래ㆍ안정적 삼성
입력 2021.11.30 07:00
    미래, 작년 이어 올해도 신기록 연대 최대 실적
    삼성, '메가트렌드' 앞세운 상품으로 라인업 확장
    한화, 3위 되찾았지만 아직은 지켜볼 때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로나 이후 유래없는 자금이 몰리며 운용사 실적도 함께 뛰었다. 작년부터 이어진 ETF 붐에 운용사는 투자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출시하며 자금을 모으고 있다. 작년에 비해 운융사 수탁고는 평균 10%가량 증가했다.

      훌쩍 뛴 실적이 대표이사의 리더십과 곧바로 연결되진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역대 최대 성과를 냈지만,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삼성자산운용은 기라성같던 상장지수펀드(ETF) 점유율이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대표는 2023년까지 안정적인 임기를 부여받았다. 3위 탈환에 성공한 한화자산운용의 현 대표는 취임한지 4개월차에 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24일 기준 165조8351억원으로 전년 140조2469억원 대비 18.26% 늘었다. 전체 자산운용사의 평균 AUM 증가율(10.21%)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인 운용사는 셋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4532억원으로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2473억원)을 뛰어넘었다.

      이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생애주기펀드(TDF)를 중심으로 투자금이 몰린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에만 ETF와 TDF의 AUM 10조원 넘게 증가해 올해 증가한 AUM의 약 40%를 차지했다.

      특히 글로벌엑스를 비롯한 해외법인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법인은 총 19곳이며, 총 10개국 368여 개의 ETF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ETF 순자산 규모는 전세계 16위를 기록했다.

      연기금 투자풀 주간사로 선정되며 수탁고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올해 4월 30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10조원 규모 자금의 위탁을 맡게 됐다.

      다만,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던 서유석 대표이사와 김미섭 대표이사는 6년 연임을 끝으로 일선에서 물러난다. 혁신과 성장 가속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창훈 부회장과 이병성 부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를 맡는다.

      삼성자산운용의 AUM은 300조6224억원으로 전년 276조7673억원에 비해 8.62% 증가했다. 업계 평균보다 조금 떨어지는 수치다. 

      삼성자산운용의 핵심 경쟁력으로는 ETF가 꼽힌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규모는 10월 말 기준 30조5231억원으로 지난해 말 27조 365억원보다 12.8% 증가했다. 다만 압도적이던 시장 점유율은 45% 수준으로 감소했다. 액티브·테마형 ETF와 최저 보수를 앞세운 경쟁사의 도전에 견고한 위상에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삼성자산운용 '메가트렌드'에 맞는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유럽탄소배출권·기후변화솔루션·메타버스 등 일시적으로 유행하고 사라지는 테마가 아닌 장기적으로 트렌드가 되는 상품 출시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의 액티브 ETF 8종의 순자산이 12일 업계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 심종극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3년 1월 29일까지다. 그룹 차원의 심 대표에 대한 신뢰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9월 14일 연기금 투자풀 주간사에 6회 연속으로 선정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에도 인력 유출 논란 등을 겪었지만, 대내외 평판은 아직 공고하다는 평가다.

      심 대표는 액티브·테마형 ETF의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공격적으로 상품 출시를 지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종극 대표이사는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ESG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겠다 밝힌 바 있다. 

      한화자산운용의 AUM은 111조9417억원으로 전년 104조6423억원 대비 6.96% 증가했다. AUM 기준 업계 3위 자리를 5개월만에 되찾았다.

      다만 내부에선 3위 '탈환'에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KB자산운용과 AUM 차이가 1%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대표이사가 최근 교체돼 성과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한두희 대표이사는 올해 7월 27일 선임됐다.

      한두희 대표이사는 한화자산운용이 강조해온 ESG 전략과 글로벌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ESG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한화자산운용은 지난 4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ESG를 운용철학으로 내재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