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등장에 LCC업계 '눈 앞 깜깜'...증자 자금으로 버티기도 힘들어
입력 2021.12.07 07:00
    재무구조 악화된 LCC, 회복시기 더 지체되면 영향 있어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 소진되면 추가 자금조달할 수도
    다만 오미크론 영향 장기화될지 불확실, 판단하기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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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로나19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LCC업계가 신종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영향으로 또다시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일상회복' 기대감을 등에 업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했는데, 오미크론이 확산되면 증자 자금만으로는 버티기도 힘들어지는 까닭이다.

      다만 아직은 오미크론 영향이 장기화될지 불확실하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선 일단 내년 상반기부터 LCC업황이 완만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최근 1년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일상회복 기대감 덕분에 일단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업황은 다시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로 덮이소 있다. 올해 말부터는 잇따라 국제선 노선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현 시점에서는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보츠와나, 짐바브웨 등 8개 국가에 입국을 제한한 상태다. 일본을 비롯해 일부 유럽 국가는 입국을 제한키로 결정했다. 

      상장된 LCC 4곳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별도 기준)은 제주항공이 2473억원으로 가장 컸고 진에어 1543억원, 에어부산 1479억원, 티웨이 항공 1186억원 순이었다. 이는 작년 4곳의 총 적자액보다 17.3%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에선 일상 회복이 꾸준히 진행되더라도 내년 상반기가 되어서야 여객 수요 완만한 회복세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해외 지역들을 중심으로  완연한 회복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4분기에도 LCC들은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영업손실액은 제주항공 659억원, 진에어 434억원, 티웨이항공 361억원 등으로 추정된다. 2019년도 실적의 7~80% 수준에 도달하려면 2022년 하반기는 되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당초 LCC들은 유상증자를 통해 사실상 마지막 버티기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무상감자를 의결한 데 이어 206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진에어는 1238억원의 유상증자 청약에 성공, 여기에 75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를 발행했다. 

      회복 시기가 지체돼 LCC들이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소진하면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 당장 오는 3일부터 유상증자 일정을 진행하는 티웨이홀딩스는 대량의 미청약 물량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상증자로 당장 자금을 마련했다고는 하나 LCC들은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없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은 각각 855%, 587%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오미크론의 치명률, 전파력, 치료제 개발 가능성 등 많이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업황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판단은 이르다는 설명이다. 여객 수요가 회복되는 시기는 상반기로 파악했던만큼 아직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얘기다. 

      한 운송 담당 연구원은 "오미크론에 대해 알려진바가 없어서 얼마나 치명률이 높은지, 기존 백신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지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라며 "아직까진 내년 상반기부터 완만히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본 가정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