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IPO 호황에 인수수수료 2500억...전년比 2배 증가
입력 2021.12.20 07:00
    올해까지 전체 IPO 주관 수수료 약 2500억
    작년 한 해 약 1200억 수준에서 두 배 이상 높아
    SK IET·크래프톤·SK바사 등 빅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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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올 한 해 유례없는 IPO(기업공개) 호황으로 증권사의 인수수수료 수익도 대폭 늘어났다.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역대급 공모규모를 나타낸 상장 건들이 대거 몰려있었던 덕분이다. 

      인수 수수료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작년 1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선두를 내줬다. LG에너지솔루션(LG ES)으로 기대를 모았던 KB증권은 해당 건이 미뤄지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6일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11월 누적 기준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의 IPO 인수 수수료는 약 2600억원에 육박한다. 작년 전체 인수 수수료 금액이 약 1200억원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절대적인 상장 건수가 많았기도 하지만 크래프톤이나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역대급 공모금액의 대형 상장 건들이 몰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 공모금액은 4조3098억원으로 지난 2010년 삼성생명(4조8881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이외 카카오뱅크와 SK IET 역시 2조원 중반대의 공모금액을 기록했다. 

      해당 딜들을 많이 수임한 미래에셋증권이 작년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증권사 수수료는 공모규모에 비례해서 정해지는 만큼 대형 딜들을 많이 담당한 증권사의 순위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증권은 약 405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려 한국투자증권(370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올해 크래프톤, SK IET, 현대중공업 등 대형 딜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도 공동 주관하면서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의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는 각각 인수 수수료로 약 43억원을,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은 약 26억원을 받았다. SK IET는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JP모간이 각각 약 35억원으로 가장 많은 수수료를 받았다.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가 각각 24억원을 챙겼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 ‘전통의 강자’는 순위가 주춤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에 1위를 빼앗겼다.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나 카카오뱅크 등 대형 딜들은 대표 주관이 아닌 공동 주관에 머물렀던 점이 아쉬웠다. 대표 주관으로는 현대중공업(공모규모 1조800억원)이 가장 빅딜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약 303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려 3위인 삼성증권(약 340억원)에 밀려 4위를 기록했다. 작년 2위에서 두 계단 밀려났다.

      카카오뱅크, LG ES 등 대형 딜을 수임하며 관심을 모았던 KB증권은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약 180억원의 수수료를 올려 6위에 그쳤다. LG ES가 내년 초로 상장 일정이 밀리면서 수수료 수익이 기대에 못 미쳤던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에도 IPO 부문에서 증권사들이 가지는 기대감은 적지 않다. 작년부터 이어진 IPO 호황으로 뒤늦게 상장에 뛰어든 발행사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새벽배송 플랫폼 회사인 쓱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이 상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고 현대오일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기대를 모으는 딜로 꼽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의미 있는 엑시트 사례로 꼽히는 크래프톤 등 역대급 IPO 사례들이 줄 지었던 한 해”라며 “건수로 보나 단일 건들의 공모규모를 보나 유례가 없는 호황기로 볼 수 있다. 조 단위가 넘는 딜들이 많았다보니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눈길을 끌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