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새판 짜려는 GS리테일…"설명이 부족하다"는 시장
입력 2021.12.21 07:00
    GS리테일, 과거와 달리 적극적 투자 행보
    디지털커머스 집중 육성하겠단 계획 일환
    정작 구체적 신사업 비전 없단 지적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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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GS리테일이 적극적으로 투자·인수를 추진하면서 자본시장에 '달라졌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GS홈쇼핑과의 합병 이후 자체 온오프라인 플랫폼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은 GS리테일의 활발한 행보를 반기고는 있지만 동시에 의문도 커지고 있다. 물류센터, 데이터 통합 등 온오프라인 유통 전분야에 걸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신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가 힘들다는 반응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들어 GS리테일은 과거 유력 원매자로만 거론됐던 것과 달리 투자 집행에 있어 국내 대기업 중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전엔 굵직한 M&A 건들에서 고배를 마시거나 중도에 포기했다면 이젠 '요기요'를 인수하고 '메쉬코리아' 2대주주로 올라서는 등 적극적 투자로 완주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음식 커뮤니티 '오늘 뭐먹지'로 잘 알려진 푸드테크 스타트업 '쿠캣(COOKAT)'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합병 계획을 밝히면서 2025년 기준 취급액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디지털커머스 2700억원, 물류 및 IT인프라 5700억원, O4O퀵커머스 등 신규사업에 1800억원 등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플랫폼을 구축해 종합 유통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연이은 e커머스(전자상거래) 분야에 대한 투자도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합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은 '요기요' 배송망을 이용해 퀵커머스 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지분투자한 당근마켓과는 신규상품 개발과 플랫폼 공유를 내용으로 한 MOU를 맺었고 카카오모빌리티와 친환경 전기차를 기반으로 라스트마일 물류 거점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광폭이라고 할 정도로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에 반해 GS리테일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한때 7만원선을 넘보던 주가는 3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지난 8월 요기요 인수 등 연속된 M&A 호재에도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올해 1월 4일 3만440원이었던 주가는 상반기에 4만원까지 반등하는 듯 했지만 전일 종가 기준 3만750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증권시장에선 GS리테일의 신사업 구상·비전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에서 구체적인 신사업에 대해 밝힌 바가 없고 국내 경쟁사와 '차별점'도 모호하다는 목소리다.

      온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전방위적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신사업에 대해 알려진 게 많진 않다. GS리테일의 투자 기업 업종상 '퀵커머스' 사업이 구체화할 것으로 추측하는 시각이 많지만, 일각에선 퀵커머스에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유통 기업이라면 모두 온라인배송 서비스에 뛰어든 상황이고 이와 비교하면 GS리테일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진 않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경쟁사와 '차별화'되지 않은 투자 기조도 주가 부진 원인으로 꼽힌. GS리테일이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물류 사업 경우에도 쿠팡, 이마트 등이 음식배달시장과 퀵커머스 등의 연계 사업을 위해 활발히 투자하며서 이미 멀티플이 높아진, 인기는 있지만 레드오션이 된 분야다. 신사업 비전이 제시된다고 하더라도 미래 사업의 경쟁력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비즈니스 시너지는 '중장기적'으로나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8월 인수한 요기요의 경우 음식배달 시장과 마트 등의 사업은 이미 배달의민족, 쿠팡이 진출해 있어 경쟁 강도가 높고 시너지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1일 발표한 카카오모빌리티에 지분투자를 발표하며 라스트마일 서비스와 관련 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카카오의 퀵커머스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다.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제휴는 GS리테일보다 카카오가 유리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네이버·카카오 등 부상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고점에 이른데 반해 정통 대기업들의 주가는 저점이라는 평가다. 신사업을 할 때도 정통 산업에 익숙한 대기업들이 주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장 GS리테일의 본업인 편의점 사업의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시장에선 신사업 비전 구체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GS리테일 편의점 사업의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9252억원, 74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5%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8.3% 줄어들었다. 부진한 기존점성장률과 판촉비, 물류비 등 비용 상승 요인에 따라서 또 다시 감익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