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결과에 따라 하나금융 차기 회장 구도 바뀔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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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3월 하나금융 회장 선임을 앞두고 차기 회장구도가 안갯 속이다. 이런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를 둘러싼 1심 판결이 조만간 나올 예정이어서 금융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룹 안팎에서는 일단 김정태 현 회장이 연임을 생각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 다만 함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될 수 없는 상황이 될 경우엔, 경우의 수가 복잡해질거란 분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서울행정법원에서 진행 중인 함 부회장이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제기한 DLF와 관련한 중징계 취소 청구 소송의 판결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12월에 최종 변론이 잡혀 있었으나 몇 차례 연기가 되면서 이달 함 후부회장의 최종 변론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큰 변동 사항이 없다면 최종 변론 후 법원이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2월은 통상 법원 인사시즌이라서 재판부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통상 판결을 내린다"라며 "함 부회장 재판의 경우 상당 기간 재판이 진행된 터라 현 재판부가 판결을 조만간 내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함 부회장 재판 결과가 2월에 나온다면 하나금융 차기 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연임' 의사가 없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차기 최고경영자를 맡을 가장 유력한 인물이 함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재판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긴 힘들지만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DLF 사태 책임과 관련해 금감원을 상대로 승소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판결이 2월에 함 부회장에게도 적용된다면 함 부회장이 차기 하나금융 회장 자리에 오르는데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결이 2월 이후로 늦춰지고, 재판 결과가 함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내려질 경우 차기 하나금융 회장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을 비롯한 계열사 CEO들이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정도로 꼽힌다.
다만 아직까진 이들 중에서 함 부회장처럼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 CEO 경력이나 나이, 경륜 등으로 볼 때 함 부회장의 존재감이 워낙 컸던 까닭이다. 현재 지주 부회장단이나 계열사 사장들은 적어도 2~3년 이상 CEO 경력을 더 쌓아야 할 거란 목소리가 많다.
그러다 보니 만약의 경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단기간 연임을 해야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회장 자리를 비워둘 순 없는 까닭이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가 사상최대 이익을 내는 등 여러 지표들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이 관계자는 "함 부회장이 가장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서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