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LG엔솔 말고 청약할만한 공모주 뭐 있어요?"
입력 2022.01.12 07:00
    공모주 기관 "고평가 논란 없으면 중소형도 펀드 편입"
    상당수 공모주 대어급 LGES와 청약 일정 겹치지 않게 조율
    작년 인기있는 메타버스·전기차 등 테마 올해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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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이달 공모주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중소형 공모주 중에서도 옥석을 가리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일단 공모주를 전문으로 투자하는 기관들은 LG엔솔 청약에 지장이 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가급적 신성장동력을 갖춘 기업을 발굴해 청약하겠다는 계획이다. 가격도 중요한 변수다. 일단 LG엔솔이 우선 순위인만큼, 고평가된 가격을 제시하는 중소형 공모주에는 가급적 들어가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번 달 공모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LG엔솔, 케이옥션, 이지트로닉스 등 10곳이다. 작년 1월(5곳)과 비교해 2배 많은 수치다. IBKS제17호스팩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모주는 국내 IPO 역사상 최대어로 꼽히는 LGES와 청약 일정이 겹치지 않게 자리를 잡았다.

      LG엔솔은 18~19일 공모 청약을 거쳐 21일에 환불이 진행된다. LG엔솔 청약 전인 이번 주에는 DB금융스팩10호(10~11일), 오토앤(11~12일), 케이옥션(12~13일), 애드바이오텍(13~14일)이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연달아 청약을 진행한다.

      LG엔솔의 청약금 환불 이후 스코넥엔터테인먼트(20~21일), 이지트로닉스(20~21일), 나래나노텍(24~25일), 아셈스(24~25일)의 청약이 예정돼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와 이지트로닉스의 경우 21일 LGES 청약금을 환불받은 이후 바로 청약할 수 있다.

      LG엔솔이 역대급 공모 규모를 자랑하며 시중의 자금을 끌어모을 거란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중소형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다만 대형 기관들이 LG엔솔에 쏠려있는 틈을 타 우량 중소형 공모주를 펀드에 편입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곳도 많다.

      일단 현 시점에서 가장 관심이 모이고 있는 중소형 공모주는 케이옥션이다. 케이옥션은 서울옥션에 이은 2위의 미술품 경매업체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국내 양대 경매사로 경매시장의 90%를 차지한다. 케이옥션이 코스닥에 상장하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미술 경매 업체는 케이옥션과 서울옥션 2곳으로 증가한다. 

      지난해 서울옥션의 주가가 급등하며 케이옥션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지난해 연초 7110원이던 서울옥션의 주가는 NFT 관련 신사업 진출 소식에 4만700원까지 상승했다. 현재는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지만, 아직도 2만원대 후반에서 주가가 형성돼 있다. 

      케이옥션도 상장 이후 NFT 관련 신사업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에 NFT 계획을 담을 경우 상장예비심사에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계획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 이후 NFT 소식을 발표하며 추가로 주가 상승을 노릴 거란 평가다.

      다만 케이옥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없지 않다. 미술품 경매 시장은 지난해 크게 성장했지만, 이는 풀릴대로 풀린 유동성에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올해 연초부터 미국발 긴축 우려가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는만큼, 유동성 확장 국면이었던 지난해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일부 신성장 테마 기업에도 여전히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 , 이지트로닉스 역시 기관들이 유심히 보고 있는 중소형 공모주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는 가상현실(VR) 기반 메타버스, 이지트로닉스는 전기차 부품 업체다.

      자이언트스텝·맥스트 등 메타버스 관련주로 분류된 신규 공모주는 지난해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당시 수익을 낸 기관 중 일부는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IPO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지트로닉스 역시 친환경차,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사업 관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평가가 박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은 가격이 변수로 꼽힌다. 메타버스주나 전기차주 등 신성장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메타버스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게임주들이 잇따라 폭락세를 연출했다. 유동성 긴축 국면으로 인해 신성장 사업에 대한 기대감 역시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이달 청약을 받는 공모주 중 7일 현재 공모가가 확정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면 기관들도 청약 물량을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 LG엔솔이 시장의 당초 예측보다 낮은 수준으로 공모희망가 밴드를 제시한만큼, 중소형 공모주는 이보다 높은 수익 기대감이 있어야 청약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LG엔솔에 중소형주가 묻히는 느낌은 있지만, 그 와중에도 메타버스·전기차 등 성장성 있는 섹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