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 낸 네이버…컨콜선 '기저효과 대책 있나' 의구심
입력 2022.01.27 17:20
    연간 매출 6조원 돌파…신사업 부문 성장 주목
    기대 밑돈 성장·이익률 저하로 '향후 전략' 관심
    투자자들 '팬데믹 후 성장 전략 무엇이냐' 묻기도
    네이버 "결실 맺는 시기 오고 있다" 긍정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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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연간 매출 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다만 컨퍼런스콜에선 투자자들은 작년에 보여준 성장세를 팬데믹 이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재차 재기됐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선 높은 성장세를 보여준 만큼 팬데믹 이후 기저효과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 재차 제기됐다. 매출 성장세에 반해 영업이익률은 하락하고 있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거론됐다.

      27일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6조8176억원을 기록하며 설립 이후 최초로 6조원 문턱을 넘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조3255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치였다. 지난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9277억원, 3512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도 역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전 사업부문이 성장했는데 특히 신사업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서치플랫폼을 제외한 커머스·콘텐츠·핀테크·클라우드 등 신사업 네 부문의 매출 총합이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이번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한 효자 사업들로 해석된다.

      커머스 실적은 쇼핑라이브와 브랜드스토어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27.9%, 늘어난 4052억원으로 집계됐다. 핀테크는 같은 기간 46.8% 증가한 2952억원을, 콘텐츠는 67.9% 오른 2333억원을 기록했다. 웹툰의 글로벌 성장과 더불어 스노우·제페토의 시장 확장이 주효했다. 클라우드는 NH농협은행·SK렌터카 등 신규 고객 수주 영향으로 25.2% 증가한 1072억원의 실적을 냈다.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선 실적 경신에 대한 호평이 많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속도로 성장이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도 적잖이 제기됐다. 기관투자자들은 팬데믹 반사효과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코로나19 이후의 성장전략을 물었다.

      앞으로도 이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네이버는 서치플랫폼 사업 부문은 높은 기저효과로 인해 성장률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투자자는 "코로나 관련 기저효과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다"라며 "올해 이커머스 거래액 성장률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 네이버도 역시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브랜드스토어와 쇼핑라이브의 성장이 높게 되고 있어서 전체 수익 잠재력과 함께 향후 쇼핑 사업 체질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숏폼 출시를 통해 다른 라이브 플랫폼과 격차를 벌이고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성장률은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반해 영업이익률은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26.5%, 2020년 22.9%, 2021년 19.4%로 하락 추세다.

      한 투자자는 "매출 성장률은 고무적이지만 영업이익률은 10%대로 낮아지고 있다"며 정해둔 적정 영업이익률이 있느냐 질문했다.

      네이버는 "핀테크·클라우드 등 성장세가 높은 신사업 부문은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해 상대적으로 마진률이 낮은 편"이라며 "시기를 단언하긴 어렵지만 결실을 맺는 시기는 분명 다가오고 있고 그 시기를 터닝 포인트로, 마진율을 개선시킬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이날 컨콜에선 네이버의 M&A(인수·합병) 전략이 '수익성 기여'에 중점을 두진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투자자는 "작년도 M&A 전략은 매출이나 수익성에 기여하는 건 아니었다고 본다"며 향후 M&A전략이 탑라인 또는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전략을 할 것인지 물었다.

      네이버는 "과거에 했던 인수합병 사례를 보면 인오가닉한, 직접적인 딜은 없었다"라면서도 "궁극적으로 사업과 관련있고 실제 실적도 개선될 수 있는 경우들이었다"라며 전략적 제휴나 투자를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팬데믹 이후 성장전략에 대해선 네이버뿐만 아니라 유관기업 전반의 고민이란 점을 강조했다. 팬데믹 효과로 매출 고성장이 나타났기 때문에 2022년에는 네이버 뿐만 아니라 전체 플랫폼 업체들이 성장 부담을 느낄 것이란 설명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로나19 환경 속에서 매출 고성장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뿐 아니라 인터넷 플랫폼·커머스·콘텐츠 등 기업 전반적으로 성장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 본다"며 당장은 매출 성장에 특히 방점을 찍고 공격적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재차 밝혔다.

      네이버는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이익률은 자연스럽게 높아지기 때문에 향후에도 ‘외형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