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세일에 시장 풀릴 가능성 커…주가 '오버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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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잔여 지분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진 인수후보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26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올해 초 우리금융 과점주주들을 대상으로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5.8% 매각 방식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예보는 지난해 12월 우리금융지주 지분 9.33%(6794만1483주)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유진PE(4%), KTB자산운용(2.3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에 매각한 바 있다.
예보 측에선 올해 내로 남은 우리금융지분 5.8% 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에 경쟁입찰 방식 매각이 흥행해서 같은 방식으로 잔여지분 매각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과점주주들의 반응은 이전과 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지난번 경쟁입찰 방식때처럼 과점주주에 사외이사 추천권이란 ‘당근’이 제공되지 않는다. 주주로 참여하고 싶은 기관 입장에선 주식시장에서 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 굳이 복잡한 경쟁입찰 방식을 통해서 우리금융지분을 인수할 유인이 크지 않다.
더불어 우리금융 주가가 최근 들어 크게 오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최근 1만5000원선까지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과점주주가 인수한 가격인 주당 1만3000원보다 10% 이상 높은 가격에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작년보다 가격 메리트가 떨어진 상황이라 기존 과점주주들 입장에서 굳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이유가 크지 않다. 더불어 완전 민영화가 이미 달성된 상황이라 예보가 보유한 지분 매각의 별다른 의미를 찾기 힘들다. 예보가 보유한 ‘지분 털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 평가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결국 블록세일 형태로 주식시장에 내다 파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다량의 주식이 시장에 풀리다 보니 그만큼 우리금융 주가를 누르는 유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예보가 보유한 지분을 파는 것 외에 명분도 실익도 없다 보니 기존 과점 주주들의 관심이 크지 않다”라며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 누군가가 해당 지분을 인수해주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아 당분간 오버행 이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