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또 오버행에 발목…'락업' 해제에 기존 주주도 매각 우려
입력 2022.02.03 16:16|수정 2022.02.03 16:26
    전체 물량 69.81%가 6개월 락업 해제
    한투금융·국민은행 지분 일부 매각 고민
    카뱅, 락업 해제될 때마다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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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카오뱅크가 또 다시 물량부담(오버행) 이슈를 눈 앞에 뒀다. 당장 오는 6일 전체 보호예수 물량 대부분이 락업에서 해제된다. 이번에 해제되는 지분은 6개월 확약분으로, 전체 지분 중 69.81%에 달한다. 

      물론 락업에서 해제되는 모든 물량이 곧바로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이후 의무보유 확약이 종료될 때마다 약세를 보였다. 넷마블이 이미 카카오뱅크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빠져나가는 등, 기존 주주들이 지분을 매각할 우려 역시 상존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오늘 6일 상장 후 6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종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IPO 과정에서 카카오뱅크는 기관투자자에게 3602만주를 배정했고, 그중 1326만주(36.91%)에 6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걸렸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전체 주식 중 2.79%를 차지한다.

      이외에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3억1845만주도 6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종료된다. 최대주주 카카오가 보유한 1억2953만주(27.26%)를 비롯해 2대주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 1억1048만주(23.25%), 3대주주 국민은행의 3810만주(8.02%) 등이 포함된다. 

      2020년 말 들어온 사모펀드(PEF)인 TPG캐피탈(2.24%)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2.24%)의 물량도 풀린다. 전체 물량 중 최대 69.81%가 오늘 6일 이후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다만 기존 주주와 공모 기관투자자는 차익 실현 욕구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공모가인 3만9000원은 웃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주주 중에서는 지난해 12월 넷마블이 보유 주식 전량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넷마블을 상장 당시 3개월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락업 해제를 앞두고 최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국민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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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이후 카카오뱅크 주가는 5만9000원에서 4만1450원으로 30%가량 하락했다. 지난달 3일에는 공매도액 134억원을 기록해 일 거래대금(424억원)의 31.8%를 차지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액 비중이 30%가 넘는 것은 지난해 9월 10일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이후 처음이다.

      카카오뱅크는 의무보유 확약이 종료될 때마다 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1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풀린 작년 9월 6일에는 4.21%, 3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풀린 11월 8일에는 2.8%가 떨어졌다.

      3일에도 이같은 오버행 이슈가 부각되며 카카오뱅크 주가는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전 거래일 대비 0.85% 오르며 강보합 수준이었다. 이날 코스피 상승률 1.67%의 절반 수준이었다.  

      최근 공모가 근처까지 주가가 떨어졌지만, 창립 초기부터 카카오뱅크에 투자한 기존 주주의 수익률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23%를 보유한 한국투자밸류운용의 경우 2019년 11월 지주로부터 주당 약 4700원에 주식을 취득했다. 현 주가인 4만1350원 기준 평가 차익은 3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4.8%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그룹의 총 평가 차익은 4조원을 넘는다.

      역시 액면가 수준으로 카카오뱅크 지분 8%를 취득한 국민은행 역시 1조3000억여원의 평가 차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 대출 규제로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성장이 제한되자 이를 핵심 사업으로 가져가던 카카오뱅크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로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불거지며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