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국내 금융지주 주가는 우상향
금리 상승에 따른 긍정적 영향 국내 은행주가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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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기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은행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익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은행주의 선택지도 이전보다 넓어졌다. 월가의 은행주부터 국내 금융지주까지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스런 부분이다. 최근에 흐름은 확실히 서학개미보단 동학개미가 은행주 투자에선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금융지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KB금융, 하나금융 등의 주가는 작년말 대비 1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금융지주마다 차이가 나긴 하지만 최근 한달 사이 평균 5% 이상의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
주가 상승의 원인으론 금리 인상이 꼽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23개월만에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인 1.25%까지 끌어올렸다. 금통위원들 사이에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단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추가적인 금리 상승의 여지가 있단 의미다.
금리 인상은 은행들의 실적에 호재로 작용한다. 국내 증권사들은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상승폭이 올해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들 수익과 직결되는 지표인 NIM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은행주) 2022년간 연간 NIM 상승 폭도 기존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2022년에 은행 이익추정치도 추가 상향될 여기아 높아졌다"라며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상 폭이 최소 3~4회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모멘텀까지 부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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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이 미국발이란 점에서 국내 은행주만이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를 받는 것도 아니다. 미국 월가의 은행주들도 금리 인상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분위기는 국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올해 들어서 월가의 대표적인 은행주인 JP모건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JP모건의 주가는 148달러 수준으로 최근 1개월 사이에 11% 이상 빠졌다. 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야 국내 은행주랑 차이가 없지만 유독 JP모건의 주가가 빠진 것은 비지니스 모델에서 국내 은행주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지주와 달리 JP모건을 비롯한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비이자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자이익보다 크다. JP모건의 경우 지난해 전체 영업수익의 43% 정도만이 이자이익이고 나머지는 트레이딩 등에서 발생하는 비이자이익이다. 이에 반해 국내 금융지주의 이익의 80%가 이자이익에서 발생한다. 금리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의 영향이 국내 금융지주 보다 작은 구조다.
여기에다 주식, 채권, IB 업무는 금리상승을 통한 긴축모드에 들어가면 거래가 감소해 수익성이 오히려 낮아진다. 금리가 올라가는 효과가 부정적인 셈이다.
또한 지난해 직원들의 급여가 큰 폭으로 올라서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JP모건의 경우 직원들 보너스가 이전에 비해 30~40%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전년대비 8%의 비용 증가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금리 상승이란 똑같은 요인을 두고도 은행주 투자에 있어서는 서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단 분석이다.
한 기관투자자는 "트레이딩, IB 부문이 큰 미국 투자은행은 금리 상승이 꼭 긍정적인 효과만으로 나타나진 않는다"라며 "월가의 인건비가 최근 들어 크게 높아진 점도 미국 금융주 투자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요소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