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비전 제시…시범 벗어나 글로벌 진출 본격화
양사 창업자는 국내 선봉장 물러나 글로벌 확장 과업
대관역량 배제한 경영능력 시험할 적기 됐다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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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테크 양강 네이버와 카카오가 같은 날 경영진 쇄신 의지와 글로벌 확장 목표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양사 모두 '글로벌 메타버스'를 미래전략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해진·김범수 각 창업자는 외견상 선봉장에서 물러난 모습이지만 글로벌 확장 과업을 맡게 되면서 대관 역량을 배제한 경영능력 진면목을 시험할 적기에 임하게 됐다.
궁극적 목표는 글로벌 메타버스 '승기'
카카오는 '메타버스와 Web3.0을 통한 연결'을 전략으로 제시하면서 그 출발점으로 일본 시장을 제시했다.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시너지를 극대화 해 카카오 영토를 세계로 확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픽코마를 키워 아직 전체 매출의 10%인 해외 매출 비중을 키우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도 앞서 일본 라인을 통한 NFT 마켓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2분기엔 제페토에 웹툰을 발판으로 한 메타버스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보유한 웹툰 IP들을 메타버스 생태계에 진출시키는 '웹툰 월드'로, 웹툰 촬영지 맵을 순차 공개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와 일본 주요 도시의 HD맵을 제작하는 프로젝트 또한 상반기부터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모두 사실상 유일한 글로벌 성공사례로 불리는 웹툰을 살려 일본을 글로벌 확장 교두보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은 웹툰 시장의 후발 주자였던 카카오픽코마가 네이버와 현지 경쟁사들을 모두 제치고 매년 매출을 두 배 이상 늘리며 1위를 거머쥔 나라다. 2020년 이후로 줄곧 1위 지위를 수성 중인 카카오픽코마는 다른 사업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고, 네이버 라인망가도 역전을 위한 기회를 엿보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웹툰 IP를 활용한 사업 확장 의지를 꾸준히 보여왔단 점에서 외견상 특별한 구호는 아닌 듯 보인다. 하지만 이번엔 시범 성격이 아닌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 차원에서 메타버스 비전을 제시했단 점이 달라 보인다.
그간의 메타버스 IP 사업은 3차원(3D) 아바타 구현 및 가상 굿즈 판매 수준의 시범 성격에 가까웠다. 앞으론 웹툰 세계관에 녹아든 이용자들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해 콘텐츠 재생산 및 생태계 확대를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꿈꾸는 메타버스는 플랫폼의 확장을 의미한다"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메타버스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3차원 가상세계 플랫폼을 장악, 최종적으론 새로운 자체 거래 기준 만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 이들의 가상자산 및 NFT 대비 태세는 디지털 경제 생태계 구축을 궁극적인 목표로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국내 선봉장 떠난 이해진·김범수, 오히려 경영 시험대 적기
양사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은 정부 규제 등 각종 변수가 도사리는 국내 전선에서 벗어나있기로 했다.
네이버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최수연 신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는 임시 이사회를 통해 사내이사 홍은택 카카오 얼라인먼트 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새 대표이사는 남궁훈 내정자다. 김 의장은 의장직을 내려놓고 기존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직을 유지한다.
이들은 글로벌 확장을 진두지휘하는 과업을 맡게 됐다. 김 센터장은 카카오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미래 10년의 비전을 위해 카카오 의장직에서 내려와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 중심을 이동할 것"이라며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 밝혔다. 일본은 김 의장이 2000년 한게임 재팬을 설립한 경험이 있어 익숙한 나라다. 이해진 창업자는 글로벌투자총괄 업무를 계속 이어나간다.
두 창업자 모두 외견상 선봉장에서 물러난 모습이지만 글로벌 확장 과업을 맡게 되면서 대관 역량을 배제한 경영능력 진면목을 시험할 적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창업자의 접근 전략은 다소 다른 양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전 계열사를 집결시키려는 카카오와 비교해 네이버는 자사 AI 연구개발 조직인 네이버랩스 유럽을 중심으로 소프트뱅크그룹과 구글 등 외부 사업자와의 협업에 중심을 둘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구글과 손잡고 웹툰을 원작으로 한 글로벌 게임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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