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매각 막힌 후 수익성 확보도 난항…매출 고전
사실상 PEF 대주주가 유일한 자금수혈 주체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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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티몬의 곳간 상황이 비상이다. 사실상 유일한 탈출로로 여겨졌던 기업공개(IPO) 길이 막힌 이후 자체적인 수익성 확보 시도마저 여의치 않아지면서 재무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완전자본잠식 개선을 요구받을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증자를 단행해왔으나 자본 확충 효과는 채 1년도 가지 않는 모습이다. 결제대행(PG) 라이선스 반납 부담 등 위기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연쇄적인 증자가 불가피하다. 현재로선 대주주 자금수혈만이 유일한 선택지로 거론된다.
최근 투자은행 업계에선 티몬의 재무 여력과 관련한 언급이 잦다. 롯데 등 대기업에의 매각, 증시 입성 도전 등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이후 성장세 고전을 보완해 줄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티몬은 그간 자본 결손 상황이 길어지면 투자자로부터 추가자금을 조달하는 식으로 자본잠식을 해소해왔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완전자본잠식 개선을 요구받을 때마다 추가 증자를 단행해왔다. 완전자본잠식이 길어지자 티몬은 2021년 2월 PEF 운용사인 피에스얼라이언스(PSA)로부터 305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자본결손을 일시 해소했다.
잇단 증자 노력에도 티몬의 자본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티몬의 자본잠식률은 100%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총계는 -6194억원, 결손금은 1조188억원에 이른 상태다.
완전자본잠식에 매출 성장세 또한 고전 중이다 보니 대주주나 외부 투자자로부터 추가로 증자를 끌어내기도 여의치 않다. 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은 2015년 인수 이후 이미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티몬은 오랜 기간 자본잠식과 싸워왔다. 대주주가 변경된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티켓몬스터는 특수목적법인(SPC) 리빙소셜코리아를 흡수합병했는데, 지배구조 단순화란 공식 의도 외에도 자본잠식 탈피란 복안도 깔려 있었다. 영업권 인수를 통한 합병 과정에서 무형자산 장부가액을 약 5000억원 늘릴 수 있었다. 2020년엔 지속되는 적자 부담으로 신선식품 직매입 사업인 슈퍼마트 관련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완전자본잠식에 이르면서 비용 부담이 높은 직매입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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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현재 티몬이 매출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PG 사업자 라이선스를 반납해야 할 수준의 위기까지 도래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티몬은 현재 광고비와 함께 PG를 통해 발생하는 판매 중개 수수료가 매출로 집계되는 유일한 수익으로 추정된다. 판매 금액의 상당 부분이 순매출로 인식되는 직매입과 달리 판매 중개 사업은 수수료만이 순매출로 인식된다.
IT업계 관계자는 "PG 사업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기자본 400억원 이상, 순부채비율 200% 이하 등의 재무적 요건을 충족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티몬의 경우 매 분기 자본잠식인 만큼 잇따라 지적받아 왔고 지속될 경우 라이선스 반납 위기까지 번질 수 있다. 반납 시 전자금융 없이는 오픈마켓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직매입 전환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현재 티몬의 체질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 전했다.
작년엔 집객력을 위해 국내 최초로 판매 수수료율을 마이너스로 떨어뜨리면서 더욱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으로 추정된다.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판매대금의 1%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단기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입점업체를 늘려 고객을 유인하려는 전략이었다. 단기간 상품 구색 수와 유료 회원 수, 거래액을 늘리기 위한 결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점유율 상승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실패한 전략이란 평가를 받았다.
올해로 티몬 인수 7년을 맞은 대주주 KKR-앵커PE 컨소의 엑시트 고민을 키운다. 그간 매각·상장 등 투자금 회수를 여러 차례 시도해왔지만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른 포트폴리오에선 조 단위 차익까지 올리는 등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왔기 때문에 티몬은 KKR 내부에서 '골칫거리' 혹은 '아픈 손가락'으로 통한다는 평이다.
티몬 내부선 외부 투자유치와 IPO를 모두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장윤석 신임대표는 지난해말 취임과 함께 "2022년 상반기 프리IPO를 하고 빠르면 2022년 중으로 IPO를 목표할 것"이라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적 상승 여력이 크지 않아 올해도 투자유치와 IPO 모두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많다.
결국 PEF 대주주가 사실상 유일한 자금수혈 주체로 거론된다. 이에 시장의 관심도 '티몬이 어떻게 사업을 개선시킬지보다 대주주의 처리 방안'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대주주가 PEF이기에 궁극적인 목표는 매각이다. 다만 매각을 위해선 결국 기업가치를 키워야 한다는 점에서 추가 증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시선도 있다. 곳간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대주주의 의지가 더욱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