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원 주가는 떨어지는데...' SK쉴더스, '차별성' 설득이 IPO 변수
입력 2022.04.14 07:00
    에스원 10만원 넘던 주가 한때 6만원대까지 떨어져
    비교기업 낮은 주가에 SK쉴더스도 곤혹
    SK쉴더스 IR 강화하며 에스원과 차별화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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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다음달 상장을 앞둔 SK쉴더스가 비교 대상기업으로 꼽히는 에스원의 주가하락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예비 투자자들이 물리보안 1위 업체 타이틀을 쥐고 있는 에스원의 밸류에이션과 SK쉴더스의 공모가를 계속 비교하고 있는 까닭이다.

      에스원의 주가는 최근 저조한 성장률과 그룹 이슈로 인해 하락세를 띄고 있다. SK쉴더스는 에스원의 핵심 사업 영역인 물리보안에 그치지 않고, 사이버 보안ㆍ융복합 보안으로 영역을 넓히며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인정받아야만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평가다.

      SK쉴더스는 다음달 초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9~10일 이틀에 걸쳐서 일반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심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다.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범위는 3반1000원~3만88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3조5052억원이다. 현재 에스원의 시총은 2조7500억원 수준이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 공모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후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약물 설계 전문기업인 보로노이도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수요예측 실시한 이후 상장을 철회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상장 열풍이 불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결정된 후 상한가를 기록)에 실패하면 오히려 이게 이슈가 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밸류에이션에 대해서 기관투자자들이 꼼꼼하게 따져 묻는 분위기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 진땀을 쏟고 있다. SK쉴더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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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신고서 공개 직후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은 '너무 비싼 것 아니냐'였다. 보안 1위업체 에스원의 시가총액이 3조원에 미치지 못하는데, 이보다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SK쉴더스는 공모희망가 상단 기준 3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까닭이다. 에스원은 물리보안 부문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가져가는 1위 사업자다. 해당 부문에서 SK쉴더스는 점유율 30% 수준으로 2위 사업자다.

      SK쉴더스는 상장 준비를 할때부터 이 부분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SK쉴더스의 전신인 ADT캡스를 인수할 때 기업가치 4조를 공언했다. 하지만 이미 상장된 에스원 주가가 부진하다 보니 해당 기업을 동종 업계 비교 군으로 삼으면 원하는 기업가치가 나오기가 힘들었다. 이 때문에 에스원을 비교기업으로 선택하느냐를 두고도 한참을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에스원을 제외하면 기상장된 물리보안 부문의 비교기업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선택지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에스원의 주가는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년 전 10만원 하던 주가는 7만원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번에 SK쉴더스가 밸류에이션에 적용한 EV/EBITDA 배수가 5배에 그친다. M&A 시장에서 일정 정도의 매출만 나와도 EV/EBITDA 5배는 인정받는 분위기다. 하물며 에스원은 업계 1위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밸류에이션 밖에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핵심 배경으로는 우선 낮은 매출 성장률이 꼽힌다. 에스원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3120억원이다. 이는 전년대비 4%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797억원으로 전년대비 12% 감소했다. 이런 추세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한자릿수 초반때의 매출 성장률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이 그동안 에스원이 관리하던 계열사 시설관리 분야까지 외부에 개방하기로 하면서 주가는 더욱 하락하고 있다. 에스원 매각설은 수년째 반복되는 테마이기도 하다.

      물론 에스원도 사업다각화에 애쓰고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매출 성장이 한자릿수이긴 하지만 지속성장을 하고 있고, 시설관리 매출은 9프로 이상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SK쉴더스가 '억울해 하는 지점'이 바로 이 곳이다. 삼성에서 에스원의 지위와 SK에서의 SK쉴더스의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게 SK쉴더스의 논리다. SK그룹에선 ADT캡스의 사업을 기반으로 SK하이스텍이 보유한 보안사업부 인수, 사이버보안 1위 업체인 SK인포섹를 합병했다. 포트폴리오가 물리보안, 사이버보안, 융합보안으로 다변화하면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또한 SK쉴더스는 지난해 매출 1조54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6.8%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8.1%를 성장했다. 이 중에서 사이버보안 부분은 아직 전체 매출의 20%가 안되지만,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그 비중이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SK쉴더스가 에스원과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세우는 이유다.

      결국 관건은 앞서 설명한 시장의 분위기와 신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의 판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IPO 시장의 투자 심리는 썩 좋지 않다. 재무적투자자인 맥쿼리PE가 자발적으로 6개월 보호예수를 건 것도 이런 시장의 분위기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쉴더스의 항변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전체 매출에서 작은 부분인 사이버보안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더불어 PMI(합병 후 통합)를 통해 사업부간 시너지에 대해서도 지켜보고 있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미래가치가 핵심이란 점에서 성장성을 놓고 보면 SK쉴더스와 에스원을 같은 선상에 비교하긴 힘들다”라며 “다만 시장 상황이 안 좋아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에 얼마나 비중을 둘지가 수요예측에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