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성장 방정식 보험업에 통할까…저자본·비대면은 '우려'
입력 2022.04.15 07:00
    카카오 플랫폼 통한 성장은 어려울 거란 전망
    대면 영업 주력인 보험업, 미미한 온라인 비중
    낮은 자본 규모, 점유율 확장 한계 요소로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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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2년 전부터 보험업계의 '메기'로 언급되던 카카오표 손해보험이 베일을 벗었다. 은행과 간편결제, 모빌리티에서 보여줬던 카카오의 시장 장악력을 보험업계에서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아직까진 은행과는 달리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을거란 전망이 많다. 플랫폼 확장성이라는 그간의 성공방식이 보험업엔 적용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보험업에서 대면 영업이 결정적인 만큼, 온라인 집객을 통한 점유율 확장엔 한계가 있을 거란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를 열어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본인가를 의결했다. 국내에서 빅테크가 보험업에 직접 뛰어든 첫 사례다. 카카오는 3분기부터 소액단기보험부터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활용한 간편 가입과 간편 청구를 차별성으로 내세웠다. 그간 플랫폼 확장성을 기반으로 여러 업종에 진출해온 만큼 보험업에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단 금융권은 '카카오'라는 이름에 경계감을 드러내는 한편, 보험업에서의 파괴력은 제한적일 거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면 영업을 통한 상품 판매가 주력인 보험 산업 특수성 때문이다.

      카카오손해보험은 디지털 손보사로,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온라인으로 모집해야 한다. 하지만 전체 보험판매 중 온라인 판매의 비중이 전체의 6% 수준에 그치는 만큼 타깃하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실제로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인 캐롯손해보험이 5대 대형 손보사 중심 시장에서 점유율은 아직 채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보험업에 정통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보험업은 보수적인 금융업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 꼽히는 곳으로 고객의 자발적 가입을 위해선 보험설계사의 대면 영업이 가장 큰 만큼 비대면 상품 설명 등의 전략이 익숙하지 않은 면이 있다"며 "삼성증권에서 거래한다고 모두 삼성화재 보험을 구매하는 게 아닌 것처럼 카카오 고객을 보험까지 유인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적은 규모의 자본도 우려 요소로 지적된다. 카카오손보의 자본금은 1000억원 규모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가 각각 400억원과 60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했다. 

      보험업 담당 연구원은 “자본비용 산정 시 보험 부채계약을 들고 있을 수 있는 한도가 자본비율로 정해져 있다. 보험계약을 늘리려면 그만큼 자본도 커져야 하는데 결국 이게 안 되면 그로스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이는 플랫폼 가치와는 무관하다”고 평가했다.

      같은 맥락으로 한 발 앞서 보험중개 서비스에 진출한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아직까진 눈에 띄지 못하고 있다. 토스의 보험업 법인 토스인슈어런스는 보험 상품 판매 부진으로 2018년 설립 이후 줄곧 자본잠식 상태다. IT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디지털 금융사들이 비대면보험 영업에 있어선 부진함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카카오손보가 주력상품으로 내놓은 미니보험의 경우 향후 가용자본을 늘리기 쉽지 않은 점도 일부 있다. 미니보험은 타깃 시장이 작고 다른 상품에 비해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는 만큼 가용자본을 늘리기 쉽지는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보험업 진출은 국내 빅테크의 첫 사례란 의의가 있지만 온라인 채널에서 상위 손보사의 편중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라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의미있게 끌어올릴지 다소 유보적인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로서 보험의 문턱을 낮추고 보험에 대한 인식을 새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추후 사업 전개 방향에 따라 (가용자본을 늘리기 위해) 증자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