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탈(脫) 코로나?...항공·여행업 유상증자에 몰리는 자금들
입력 2022.04.19 07:00
    해외여행 규제 풀리면서 여행 기대감↑
    항공·여행 주가 탄력...유상증자 흥행 예고
    실권주 발생 가능성↓...나더라도 경쟁 치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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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항공 및 여행업 관련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티웨이항공과 하나투어 등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둔 관련 회사들이 반색하고 있다. 이미 발행가액이 확정된 티웨이항공은 물론, 발행가 확정을 앞둔 하나투어 역시 유상증자 흥행이 예고되고 있다. 얼마 나오지 않을 일반공모 물량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8일 티웨이항공 주가는 34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보다 소폭 내렸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2000원대 후반에서 3000원대 초반을 오르락내리락 했다가 상황이 바뀌고 있다. 하나투어 주가는 8만51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1월 말 한 때 6만3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꾸준히 주가를 회복하고 있다. 

      길었던 코로나 시기를 벗어나 일상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하늘길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달 21일부터 국내에서 2차접종(얀센 1회)을 받은 뒤 14일 이상 180일 미만이거나 3차접종을 마친 사람에 한해 해외 입국 시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외교부는 2년 동안 유지했던 특별여행주의보를 해제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와 캐나다, 호주, 네덜란드 등 지역의 여행경보 단계가 한 단계 낮아졌다. 

      이에 그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최근 홈쇼핑 등에서 항공권 구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국내 한 대형 홈쇼핑에서 판매한 북유럽 여행 10일 패키지 상품은 70분 만에 매출 약 260억원을 올렸다. 약 1600건의 주문이 몰린 것이다. CJ온스타일이나 롯데홈쇼핑 등에서도 유럽 패키지 여행상품 구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그동안 항공사나 여행업, 숙박업 등의 회사들은 ‘돈줄’이 마르는 상황을 겪었다. 제주항공이나 진에어 등 저가 항공사들은 자본잠식 상태를 겪기도 했다. 일부 항공사들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확충을 꾀했지만 쉽지 않았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6월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가 한 차례 실패하기도 했다.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탓이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항공·여행 주가가 오르며 상황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14일 티웨이항공의 발행가액은 2420원으로 확정됐다. 신주배정기준일로부터 3거래일 전인 3월11일을 기준으로 한 1차 발행가액과 구주주 청약일 전 3거래일인 4월13일을 기준으로 한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격으로 선정된 것이다. 할인율은 25%로 15~20%대 할인율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할인폭도 높다. 

      하나투어 역시 확정 발행가액이 청약 시점 주가보다 웃돌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하나투어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의 1차 발행가액은 신주배정기준일로부터 3거래일 전인 4월22일을, 2차 발행가액은 구주주 청약일 3거래일 전인 6월2일을 기준으로 둔다. 지난 3월24일 기준으로 산정된 예정 모집가액은 6만4100원으로, 할인율은 20%가 적용됐다. 발행가액 산정과 청약 시점이 떨어져 있는 2개월 동안 주가가 소폭이라도 상승한다면, 할인율 20%를 감안했을 시 구주주가 청약에 응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 투자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티웨이항공 주가가 발행가액보다 크게 웃돌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빠짐없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티웨이항공과 하나투어는 금번 유상증자로 재무구조에 다소 숨통이 트일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약 1210억원, 하나투어는 예정 모집규모가 약 1340억원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유류비, 리스료 및 정비료 등으로, 하나투어는 상품 및 판매 시스템 개선, 마케팅 등의 운영자금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 주주가 아닌 일반 투자자가 티웨이항공이나 하나투어 청약에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현재 주가가 발행가액과 40% 넘게 차이가 나는 만큼 기대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통상 수익률이 20% 넘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상증자 딜의 경우 실권이 거의 안 나고 일부 나더라도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투자금액 대비 받을 수 있는 청약 물량이 얼마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