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PE 대주주 상장 이슈? MBK 투자 '골프존카운티' 공모 구조 논란
입력 2022.05.13 07:00
    거래소, 'MBK 투자' 골프존카운티 신주모집 비중 늘리라고 주문
    PEF 지배기업 IPO 도마 위?…지난해 거래소 가이드라인 제공키도
    "구주매출 비중 축소 실효성無", PEF 공모가 욕심도 문제로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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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주주인 골프존카운티의 상장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골프존카운티가 거래소로부터 신주매출 비중 확대를 주문받은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들어 거래소는 과거 가이드라인을 통해 예고한대로 PEF가 대주주인 기업의 상장 심사에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다. 다만 거래소는 일단 발행사의 자율이라며 이런 관측으로부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골프존카운티의 상장 일정은 기존 예상 대비 2주 가량 지연된 상황이다. 골프존카운티는 지난달 22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바 있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삼성증권이다. 기업가치는 3조원대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 다시 사모펀드가 지배하는 기업의 상장 공모가 도마 위에 오른 분위기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거래소가 구주매출 중심의 구조에 곤혹스러움을 표했다는 이야기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거래소는 향후 PEF가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기업의 상장 심사시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상장예비심사 신청 전 과도한 배당 실시 ▲과도한 공모가 산정 ▲상장예비심사 신천 전 비상장법인과 합병 ▲PEF 인수 이후 단기간 내 심사 신청 ▲LBO 방식 인수에 따른 부의 이전 ▲PEF 지배기업의 복층 SPC 구조 ▲불충분한 기업 실사 기간 등의 사례를 들어 필요성을 피력했다.

      대체로 그 방식으로 '구주매출 비중 축소'가 활용되는 모습이다. 최근까지 이어진 상장 철회건들은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 원인으로 거론돼 왔다.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던 기존 주주들이, 원하는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며 상장 철회결정을 내렸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약 80%가량을 구주매츨 비중으로 설정한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을 시작으로 현대엔지니어링(구주매출 비중 75%), SK쉴더스(47%)이 상장을 포기했다. 세 기업의 공통점은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다. 이들은 "주주들의 욕심이 상장 철회를 불렀다"라는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골프존카운티의 경우, 기업 자체 매력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에서다. 골프존카운티는 MBK가 스크린골프업체인 골프존과 함께 설립한 기업이다. 

      최근 골프산업에 대한 전망이 나쁘지 않은데다, 공모가도 무리하지 않은 수준에서 결정될 거란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골프존카운티가 거래소에 설명한 공모희망가 밴드가 적정한 수준이라는 소문이 운용업계에 확산하고 있어서다.

      골프존카운티는 골프장 운영사업 및 커머스사업 등을 주사업으로 삼고 있다. 골프존카운티의 영업이익은 2018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엔 1048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상장하려는 기업이 건실한 곳인지를 파악하는 기관인데 구주매출 비중까지 관여하는 것은 다소 과하다고 보여진다"라며 "구주매출이 많은 딜은 상장 후 주가가 힘이 없는 경우가 많기는 한데, 반대로 생각하면 구주매출 비중이 적으면 오버행이 많아져 투심이 약해지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라고 말했다.

      구주매출 비중 축소를 통해 상장 후 주가흐름을 관리하고자 하는 차원이겠지만, 오히려 '균등배정제도'의 여파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해당 제도는 소액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도입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균등배정을 실시하기 전보다 후가 주가 변동 폭이 커졌음을 실감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거래소의 구주매출 관련 간섭에 대해 '나무 기둥이 아닌 잔가지 치기 정도의 처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밸류에이션(Valuation)에 대한 PE들의 눈높이가 상당한 점도 문제로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PE업계 관계자들이 '수익만 내고 빠지면 그만이다'라는 관점이 극에 달했다고 푸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상장을 철회한 SK쉴더스 뿐만 아니라 '재무적투자자(FI)가 지분을 보유한 딜의 경우 그런 경향이 대체로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런 이슈에 대해 거래소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상장심사를 담당하는 거래소 한 관계자는 "거래소에서는 구주매출 비중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라며 "이는 상장하고자 하는 기업에서 정할 일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