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주 꺾여도 반등 없는 인터넷·게임…신사업 성과에 갈리는 희비
입력 2022.07.28 07:00
    네이버·카카오, 캐시카우 정체되고 인건비 부담
    전체 매출에서 신사업 차지 비중 절반까지 늘어
    게임업계, 좁은 내수시장에서 벗어날 때
    콘솔게임으로 선진국 시장 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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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코로나19 확산 국면에 따라 리오프닝주와 엎치락뒤치락하던 작년과 달리, 올해 인터넷·게임주는 함께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에 실적이 흔들리자, 팬데믹이 기대감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반기 신사업 성과가 인터넷·게임업계의 실적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여행·항공·유통 등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리오프닝 관련 종목은 7월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고물가·고금리·자산가치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하반기에도 전망이 밝지 않다. 특히, 유통업계는 온오프라인 모두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평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22년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IS)'가 전 분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84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하락폭은 지난 2010년 이래 코로나 충격(2020년 2분기 22p 하락)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코로나 재유행에도 인터넷·게임주가 반등하지 않는 이유는 고강도 금리 인상·경기 위축 등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에 기술·성장주 가치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전과 달리 셧다운 가능성이 작아 기대감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실적 성장세가 둔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네이버가 7.27%, 카카오가 16.5%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성장률이 각각 8.9%, 66%였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했다.

      캐시카우인 광고와 커머스의 실적 정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광고 시장 침체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서치플랫폼·톡비즈의 성장률이 하락했다. 대내외적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광고주의 광고 집행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2021년 광고시장이 전년 대비 20.4% 증가한 13조9889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성장률이 9.3%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무리한 인건비 상승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팬데믹 기간 IT업계에서 인재 영입 경쟁을 벌이며 인건비가 크게 올랐다. 2분기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네이버가 약 24%, 카카오가 약 4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도 네이버는 32%, 카카오는 43%로 인건비를 큰 폭으로 올렸다. 문제는 한 번 올린 인건비를 줄이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IT 기업들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큰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커머스, 카카오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수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1분기 네이버의 4대 신사업(커머스·핀테크·콘텐츠·클라우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3%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신사업 매출 비중이 46%로 집계됐다. 최근 카카오는 오픈채팅 별도 앱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광고를 도입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한 증권사 인터넷 담당 연구원은 "돈을 벌기 좋기 좋았던 팬데믹 기간에도 두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며 "하반기에 신사업 성과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이라 밝혔다.

      게임업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인건비는 크게 올랐는데, 예상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팬데믹 기간동안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을 시작으로 게임업계는 일제히 연봉을 인상했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은 개발직군 연봉을 각각 1300만원과 2000만원씩 올렸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전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되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넷마블도 2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중견게임사는 영업이익이 하락할 전망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콘솔 게임이 하반기 실적의 '바로미터'로 작용할 거라는 평가다. 넥슨은 지난달 28일 'DNF Duel(던파 듀얼)'을 출시했으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연내 출시 목표로 준비중이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의 'TL', 크래프톤의 '칼리스토프로토콜',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등이 개발되고 있다.

      내수 시장이 좁은 국내 게임업계가 콘솔 게임으로 '대박'날 경우 글로벌 시장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25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다. 특히, 콘솔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북미·유럽·일본 등 선진국을 노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게임 연구원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정체 구간이며, 게임 흥행 여부에 따라 일시적으로 실적이 갈릴 뿐이다"며 "중국은 진출하기 어려운 반면, 콘솔 시장이 활성화된 선진국은 충분히 먹거리가 많은 상황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