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팬데믹發 '재무 쇼크' 탈출 안간힘…'아바타2'가 분수령 될까
입력 2022.12.07 07:00
    3분기 중국·튀르키예 外 흑자…실적 개선 조짐
    CFO 교체에 계열사 도움(?)까지…'CGV 살리기'
    과거 실적 호조 이끈 '아바타' 개봉 기대감 커
    중국도 아바타 문호 개방…장기 사업재편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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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올해 3분기 흑자전환한 CJ CGV가 내년에는 ‘코로나 쇼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방어용’ 조달에 힘썼던 회사는 '관리형'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전진배치하며 본격적인 재무관리에 들어간 분위기다. 과거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아바타’ 후속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최대 영화 시장이자 CGV 진출 지역인 중국에서 아바타에 대한 문호를 열어준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단기적으로는 아바타 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갈 길은 멀다. 영화 시장이 포화상태고, OTT 등 경쟁자도 늘어난 상황이다. 외적인 덩치는 줄이고 실질 이익은 늘리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를 유치한 해외 법인의 반등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CJ CGV는 팬데믹 후 사회적 거리두기 직격탄을 맞으며 현금창출력과 재무 안정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지난 2020년 연간 기준 국내뿐 아니라 해외 모든 국가에서 적자전환했고 이후 적자를 이어갔다. 실적이 부진하니 경영진의 부담은 컸고, 그룹 승진 인사에선 뒷전이었다.

      CJ그룹은 2020년 12월 허민회 대표를 구원투수로 임명했다. CJ CGV는 이후 재무 방어 및 자본확충 노력을 이어왔다. 다만 근본적인 실적 회복이 늦어지며 신용도 및 주가 방어에 ‘가시적인’ 효과는 보지 못했다. 지난 7월엔 4000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했지만 일반청약에서 투심을 끌지 못해 증권사들이 대규모 미매각 물량을 떠안기도 했다.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던 CJ CGV는 3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회사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051억원, 영업이익 77억원을 기록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고, ‘탑건: 매버릭’,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등이 흥행한 영향도 있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회복세가 확인됐다. 베트남에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55% 상승한 455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보다 높다. 인도네시아에서도 매출 273억원, 영업이익 2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중국과 튀르키예는 3분기 적자를 냈지만, 4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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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가에선 2023년이 영화관 사업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냐 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쌓인 ‘재고’들이 대거 개봉에 나서는 점이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최대 기대작인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이 최대 기대주다. 2009년 12월 17일 개봉해 전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 ‘아바타’가 오는 14일 13년만에 후속편으로 돌아온다. 아바타는 1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성적 중 8위를 기록하고 있다.

      CJ CGV는 아바타 원작 흥행의 덕을 봤다. 극장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고, 3D 영화라 고객당 매출도 높았다. 회사는 2009년 12월부터 이듬해까지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 2009년 1분기 873억원이던 매출은 2010년 1분기 1328억원으로 늘었고, 연간 매출 역시 2009년 4218억원에서 2010년 5031억원으로 증가했다. ‘아바타 돌풍’에 당시 CJ CGV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오는 16일 중국에서도 아바타2가 개봉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영화시장이지만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상영 문턱을 넘기 어려웠고, 최근엔 '애국주의' 영화만 박스오피스 상단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바타 원작은 중국에서 개봉(2010년) 및 재개봉(2021년)을 거치며 3000억원 가까운 이익을 거뒀는데 아바타2의 성적표에도 관심이 모인다. CJ CGV는 2019년 1116곳, 2020년 1175곳, 작년 1158곳, 올해 3분기 1158곳으로 중국 스크린 규모를 유지해 왔다.

      CJ CGV는 내년을 재무 회복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10월 정기 임원인사 이후 CFO를 최정필 경영지원담당(경영리더)으로 변경했다. 최 경영리더는 CJ 재경실, CJ제일제당 경리팀장과 재무담당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작년 12월 CJ제일제당 재무운영담당으로 승진했다. 기존 CFO 정승욱 경영리더는 중국법인총괄로 옮겼다. 지금까지는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면, 이제는 ‘관리형’ CFO와 함께 자금 운용 및 실적 관리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CJ CGV는 국내외를 포함해 단기적인 영업실적 개선 가능성은 기대를 걸고 있지만 가시적인 재무지표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금도 CJ그룹 계열사 사이에선 제1 회식 장소는 CJ CGV라는 이야기가 나올만큼 살림 살이가 팍팍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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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적으로는 영화관 사업의 불확실성을 풀어가야 한다. 팬데믹 전에도 이미 극장 시장은 포화상태에 근접해 있었다. 여기에 OTT의 부상 등 관객들의 콘텐츠 소비 양상이 다양해지며 영화관 사업의 입지도 달라졌다. 결국 극장 사업의 덩치를 줄여갈 필요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역시 확장을 멈추고 본격적인 재무·사업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CJ CGV는 올해 초 종로 CGV피카디리1958에 300여석 규모의 상영관을 허물고 스포츠 클라이밍짐인 피커스 1호점을 열었다. 이달에는 CGV구로에 2호점을 냈다. 내부적으로 구상한 영화관 활용 방안 중 하나로, 허민회 대표의 결단 아래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출점 전에는 시너지에 의문이 있었지만 예상 외로 수익성이 높아 회사 내부에서도 추가 출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해외 법인의 실적과 재무상황도 개선해야 한다. CJ CGV 해외 종속법인 중 2곳은 자본잠식 상태다. 중국과 터키 등은 재무적투자자(FI)의 회수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 확실한 호재가 있을 때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CJ CGV의 실적이 회복되고 주가도 다소 오르긴 했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엔 아직 이르지 못했다”며 “그룹에서 사후처리를 위해 새 CFO를 앉혔는데 해외 법인의 실적이 얼마나 회복되느냐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