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젊은피·외부인사' 앞세운 인사…자금난·실적부진 계열사 수장 교체
입력 2022.12.15 17:01
    임원인사 보름 이상 늦게 발표한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롯데 건설 대표는 조기 교체
    '올드맨' 용퇴하고 '젊은 CEO'로 세대교체
    실적부진 계열사 쇄신…신유열 상무도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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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혁신’에 방점을 둔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젊은 CEO’, ‘지속적인 외부 수혈’, ‘전략적 내부 재배치’를 내세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새로운 롯데’ 만들기와 연계됐다는 평이다. 그룹 자금난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영구적 위기’의 시대가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취지다. 

      15일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포함한 35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롯데건설발 유동성 위기가 그룹 자금난으로 번지면서 당초 예상했던 시기보다 늦게 인사를 발표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주요 사업군 6개 대표 중 3명을 교체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개편했는데, 이번 인사에서 호텔, 건설, 렌탈 사업부 대표를 바꾼 것이다. 

      지난해 순혈주의를 버리는 파격 인사에 나선 롯데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젊은 피’를 앞세웠다. ‘올드맨’인 기존 고위임원 3명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신동빈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며 그룹 전체 안살림을 해왔던 송용덕 부회장은 용퇴를 결정했다. 송 부회장을 포함해 롯데렌탈 대표이사 김현수 사장, 롯데건설 대표이사 하석주 사장 등이 약 35년 이상 몸 담았던 롯데를 떠난다.

      하석주 대표이사는 롯데건설 PF 우발채무발 유동성 악화가 그룹 자금난으로 번지자 지난달 사의를 표명했다. 하 대표는 지난 6년 간 롯데건설의 수장을 맡아왔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다. 지난달 롯데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된 박현철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중대한 역할을 부여받은 만큼 적극적으로 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현안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롯데지주는 ESG경영혁신실 이훈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50대 사장 반열에 올랐다. 이훈기 실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과 롯데헬스케어를 이끌고 있다. 롯데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롯데헬스케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올해 출범시키고, 미래 먹거리 발굴 위한 M&A(인수합병)를 진행했다.

    • 롯데지주는 ESG경영혁신실 이훈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50대 사장 반열에 올랐다. 이훈기 실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과 롯데헬스케어를 이끌고 있다. 롯데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롯데헬스케어,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올해 출범시키고, 미래 먹거리 발굴 위한 M&A(인수합병)를 진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부 인재 영입이 이어졌다. 2023년에도 외부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를 롯데제과와 롯데멤버스의 대표이사로 각각 내정했다. 롯데그룹 모기업인 롯데제과의 대표이사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혁신 의지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신임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창엽 부사장은 한국과 북미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근무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1993년 한국P&G를 시작으로 Hershey(허쉬) 한국 법인장, 한국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했따. 또한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 CEO로 북미 사업을 이끌었다.

      롯데멤버스의 첫 외부 여성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혜주 전무는 금융, 제조, 통신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데이터 분석 경험을 보유한 빅데이터 전문가이다. 삼성전자, KT를 거쳐 현재 신한금융지주 빅데이터부문장, 마이데이터유닛장 상무를 맡고 있다. 이외에 롯데렌탈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전략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추진 중이다.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에 각각 김주남 전무(전 롯데면세점 한국사업본부장), 김재겸 전무(전 롯데홈쇼핑 TV사업본부장)가 내정됐다. 호텔군 총괄대표와 롯데호텔 대표이사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지난해 외부인사로 영입된 기존 롯데그룹 호텔군 안세진 총괄대표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으로 전격 이동한다.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엔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면세점은 실적 부진과 산업 변화 대응을 위해 수장 교체가 점쳐진 바 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롯데하이마트와 롯데면세점은 각각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보)는 지난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 승진에 이어 이번에 상무로 한 직급 승진했다. 올해 신 상무가 신 회장과 함께 베트남으로 동반 출장길에 나서는 등 공식 석상에 등장해 롯데그룹이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돌입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