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커버링' 덕 주가 급등한 카뱅...금리 피크아웃에 다시 급락
입력 2022.12.16 07:00
    카카오뱅크, 한 달 만에 주가 2배까지 올라
    연준 피벗 기대감에…'숏커버링' 나선 기관
    "연말까지만 '반짝' 오를 일시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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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카카오뱅크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10월 저점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르며 그간의 끝없는 하락에 지친 주주들에게 잠시 위안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갑자기 두 자릿 수 대 낙폭을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두 달 새 이뤄진 반등과 관련해 숏커버링'(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주식 재매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변화에 따른 상승이 아니므로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장중 3만원선을 넘기며 지난 10월 28일 최저가(1만5800원)를 기록한 후 6주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모회사인 카카오 등 기술주와 성장주도 이 기간 모처럼 상승세를 보였다. 회복세를 보인 카카오 그룹주 중 카카오뱅크의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급등한 이유로 '숏커버링'을 꼽고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카카오뱅크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공매도 비중을 늘렸지만,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카카오뱅크 주식 현물을 매수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주가가 크게 반등하기 전날은 공매도 비중이 높았다. 주가가 가장 낮았던 10월 28일은 공매도 비중이 31.68%였다. 이후 31일 주가는 전일 대비 7.89% 올랐다. 지난달 10일과 30일의 공매도 비중은 각각 18.69%, 24.09%였으며, 다음날 주식은 장중 각각 28.1%, 12.38%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급락한 카카오그룹주는 미국의 CPI 발표 직후 거래일에 카카오뱅크 20.3%·카카오페이 상한가 등 전반적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요즘처럼 거래량이 없는 시기에는 숏커버링으로도 주가가 2배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숏커버링으로 인한 주가 상승이 길게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숏커버링 효과는 연말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 결산이 12월에 집중된 상황에서,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는 연말 배당금과 이자를 대여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추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배당락일(12월 27일) 이전에 주식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대외 환경이 급변하면 주가 변동성은 커진다. 실제로 15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날 대비 10% 가까이 급락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50bp(0.5%포인트) 인상하며 75bp씩 인상하던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까닭이다. 금리 인상 종료가 근접한데다, 경기 침체 신호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기 시작하며 이날 금융주들은 대부분 줄하락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끝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올해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아웃퍼폼’했던 은행 등 금융주의 비중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금리인상 종료는 경기 하강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내년 기업이익 컨센서스의 추가 하향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카카오뱅크의 내년 실적 전망은 크게 나쁘진 않은 상황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 확대, 가상자산, MTS 연동 서비스 등 중장기적으로 수신 경쟁력이 추가 개선될 재료도 풍부하다"며 "내년 대출 시장 둔화 압력 높지만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확대 등에 따라 15.2%로 올해 보다 성장률이 높아지고 수신 경쟁력과 함께 상대적으로 짧은 리프라이싱 주기에 힘입어 순이자이익이 18.2% 개선돼 시중은행 대비 양호한 성장할 것"이라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 악화되고 있는 건전성은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3분기 카카오뱅크의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잔액은 80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0%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23%에서 0.20%로 개선됐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측이 강조한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 출시, 인증 사업 및 가상자산거래소 연계 서비스 등은 현재 시장 분위기상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한계가 뒤따른다"며 "결국 대출 성장률, 차별화된 수수료 및 플랫폼 수익 기반 확보, 피벗 기대감 확산 등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구조적 상승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