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자리 위태로워진 삼성화재…DB·현대·메리츠 순이익 맹추격
입력 2023.03.03 07:00
    IFRS17 시행으로 기존 보험업계 지각변동
    삼성화재, 확고한 1위 아성 흔들릴까
    시가총액 대비 CSM 규모 크지 않단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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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IFRS17 전환으로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등 손해보험업계 2위자리를 놓고 다투는 기업들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순이익, 주가 측면에서 1위 기업인 삼성화재와의 격차가 좁혀질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증권가에선 현대해상을 보험주 '톱픽'으로 꼽으며 주목하고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가 도입되면 주요 손보사 중 가장 큰 폭의 이익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지난 21일 현대해상은 연간 실적발표를 위한 컨퍼런스 콜(IR)에서 IFRS17 관련 제무재표와 이익 전망을 발표했다. 

      2022년말 기준 계약서비스마진(CSM)은 8조9000억원, 연간 신계약은 2조원 수준이다. 2023년 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두 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으로 DPS(주당 배당금)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화재와의 시가총액 격차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당기순이익 2위를 기록한 DB손해보험은 경쟁사 대비 신계약 서비스마진(CSM)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IFRS17 제도 아래, CSM은 회사가 보유한 보험계약을 토대로 얼마나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2022년 기준 CSM은 11조원으로 전년도 대비 10% 늘어났고, 신계약 CSM은 2조원 초반 수준이다. 신계약 CSM 확보에 있어 경쟁사보다 우위에 있는 만큼 삼성화재와 순이익 격차가 얼만큼 줄어들지 주목할 만하다. 2023년 순이익은 9806억원을 기록한 2022년보다 50%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10조원대 시가총액을 감안하면 CSM 규모가 그리 크진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삼성화재는 2022년 말 기준 CSM이 12조2000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신계약 CSM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업계에선 DB손보와 유사한 2조2000억~2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화재의 시가총액은 10조원으로 DB손해보험(5조원 수준)의 두 배에 달한다는 점과 대비된다. 삼성화재가 이번 IR에서 IFRS17 전환으로 인한 순이익 전망치를 공개 안한 것을 두고 업계의 의문어린 시선도 관찰된다.

      가파르게 순이익이 늘고 있는 메리츠화재도 IFRS17 전환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부터 자동차보험 대신 장기수익성에 유리한 장기인보험 시장에 집중했는데, 새 회계제도(IFRS17)아래에서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장기인보험은 보험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CSM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화재의 작년 순이익은 8638억원으로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을 이은 3위로 집계됐다. 

      이에 확고하게 1등 자리를 지키던 삼성화재의 아성이 견고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2위를 두고 다투던 기업들의 실적 및 배당정책이 진일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삼성화재가 이번 IR에서 IFRS17 이후 순이익 전망치 공개를 안한 것을 두고 업계의 의문어린 시선도 관찰된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보험사들이 IFRS관련 제무재표 및 순이익 전망치를 공개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IFRS17 전환 이후 신계약CSM이나 순이익 전망치를 밝히지 않았는데, 자신감이 있었으면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을까 싶다. 손보업계 2위 기업들과 차이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