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조 영업손실 낸 SK하이닉스…"3분기 수급상황 개선 예상"
입력 2023.04.26 10:10
    창사 이래 최악 실적
    AI향 수요 대비…3분기 수급 상황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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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하이닉스가 유례없는 반도체 불황 여파에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는 하반기 수요 회복 강도에 따라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률은 67% 수준이다. 순손손실도 2조5855억원으로 순손실률은 51%다. 

      금융시장의 불안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반도체 수요 약세가 그 배경으로 꼽혔다. 고객사의 재고 조정에 따라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조원을 기록했다. 1분기는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 규모 확대에 따라서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크게 감소한 데다 일부 재고의 운전자본이 증가한 여파다. 작년 실적에 따라 구성원에 지급한 성과급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미국 연준(Fed)의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며 SK하이닉스는 올해 이자비용이 작년보다 2배 증가한 1조원으로 예상된다고도 밝혔다.

      연초 기대했던 수요 회복에는 못미치는 수준이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측은 전체적으로 가격 하락, 중국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메모리 수요 부진이 지속됐다고 짚었다. SK하이닉스는 "장기적으로 이익을 만들어낼 걸로 믿었던 D램도 업계 전반으로 1분기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됐고 낸드의 적자 폭은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하는 방식을 통해 생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챗GPT 등 AI 관련 수요 증가가 SK하이닉스의 사업환경 개선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1분기부터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부터 공급업체들의 감산 효과가 본격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모리 성장률은 통상 대비 최대 40% 이상까지 향후 5개년간 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본격적인 개선은 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하며 올해 안에는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와 D램은 올해 기대 성장률이 각각 한자릿수 중반대, 10% 중후반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에 따른 여파에 대해서도 언급이 오갔다. SK하이닉스는 변화가 확연하진 않지만 몇가지 움직임은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준비를 위해서 2분기에 일부 수요를 다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매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반도체지원법(칩스법) 대응에 대해서도 '현상 유지' 입장을 밝혔다. 칩스법 관련 보조금을 수령하기 위해선 중국 내 생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 지금으로선 규제 적용 시기가 1년 유예된 상태지만, 연장되지 않을 경우 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 운영 관련 특별한 변화가 없으며 유예 여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인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 솔리다임(인텔 낸드사업부문) 언급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텔의 중국 다롄 공장을 인수, 중국 내 생산 비중이 확대됐는데 결과적으로 '악수'(惡手)가 됐다는 평이 짙었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인수로 낸드사업 시장점유율이 10%포인트 증가했으며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합병에 따른 비용 발생 등으로 당분간 낸드 사업 영위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