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주당 300원 배당 가능할까...'의지' 높지만, '의문' 여전
입력 2023.09.22 07:00
    한화생명, 3년만에 배당 나서나…경영진 의지 확고하단 평
    2년간 ㈜한화에 배당 못해…주주환원 부담 가중됐단 분석
    의심의 눈초리 여전…호실적이지만 DPS 300원은 "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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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고배당 기대감에 힘입어 한화생명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호실적을 기록중이고 경영진의 배당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2년간 ㈜한화에 배당을 하지 못해 주주환원 부담감이 가중댔단 설명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선 한화생명의 배당여력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다. 한화생명의 배당의지를 고려한 DPS(주당배당금)는 300원으로 추정되는데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할 지를 두고 의견이 나뉘기 때문이다. 상법 개정, 금리 인상 등 변수가 산적해 배당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란 평가다. 

      한화생명 주가는 20일 전거래일 대비 30원(0.99%) 오른 3075원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한화생명 주가는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5일엔 장중 315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시 불안정성으로 배당주에 자금이 쏠리는 가운데 시가대비 배당수익률이 10%를 넘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고배당 매력이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의 주가는 한달 사이에 30% 이상 올랐다. 

      수익성 저하로 배당을 중단했던 한화생명이 3년만에 배당에 나서자 투자자들은 실현 가능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달 30일 발간된 NH투자증권의 리포트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예상 DPS는 300원으로 예상 배당성향은 29%, 당시 시가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은 12%에 달했다. 

      해당 레포트 발간 이후 한화생명이 실제로 배당을 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는 한화생명 배당 관련 질의가 잇따르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지 않은 배당 규모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단 지적이다. 

      DPS를 300원으로 가정할 경우 2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마련해야 한다. 한화생명이 올해 들어 호실적을 거두고는 있지만 이는 금리상승 및 IFRS17 도입으로 인한 영향이 더욱 크다. 이익체력이 월등히 개선된 것이 아닌만큼 충분한 배당가능이익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한화생명 경영진의 배당 의지는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외적으로 올해 배당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한 DPS 추정치가 300원이라는 게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한화생명의 배당의지는 대주주인 ㈜한화의 투자행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화는 지난 2014년 한화생명으로부터 700억원에 이르는 배당금을 수취하기도 했는데 지난 2년간 한화생명의 수익성 저하로 배당금을 받지 못했다. 

      신사업 확대로 ㈜한화의 재무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한화생명으로서는 주주환원 부담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화생명이 주당 300원을 배당할 경우 ㈜한화에 지급되는 배당금은 11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별도기준 ㈜한화의 연간 순이익은 2900억원으로 배당금 규모만 연간 순이익의 3분의 1에 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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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생명이 고배당 의지를 밝히고는 있지만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분위기다. 현재 자기자본 대비 배당가능이익이 많지 않은 수준이라 여러가지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선 한화생명이 3, 4분기에 호실적을 거둔다는 가정 아래 최대 배당 가능 수준을 주당 300원으로 본다. 현대차증권이 지난 13일에 발간한 한화생명 리포트에 따르면 예상 DPS는 150원이다. 

      한 증권사 금융 연구원은 "자기자본 대비 한화생명의 배당가능이익은 많지 않은 수준"이라며 "3, 4분기 실적을 확인할 필요가 있고 그 기간 동안 CSM 규모의 변동성이나 상법 개정 상황 등에 따라 배당가능이익 규모가 바뀔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상법 개정안의 내용에 따라 배당가능이익 산출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6월 말 기준 약 8000억원의 선도채권(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일정기간 이후 채권을 매입하는 파생금융상품)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 상법개정안에 따라 이 손실도 상계가 허용되어야 한단 설명이다

      시중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변수로 지적된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인상하면 고금리확정형 보험부채가 줄어 보험사 자본비율에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배당가능이익은 감소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험사의 자산보다 부채가 금리에 훨씬 민감하다. 부채 관련 평가이익 커지면 미실현이익이 늘어나는데 이는 배당가능이익에는 부정적이다"라며 "6월말 대비 이미 금리가 20bp이상 올랐는데 만약에 금리가 더 오른다면 한화생명의 배당여력 불확실성은 커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