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장 실패 성수동 사업장은 '새발의 피'
내년 대형 프로젝트 만기 다수 도래…우발채무 3조원
상반기 구미꽃동산 사업, 부천 군부대 이전 사업, 세운 개발사업 등
-
태영건설이 채권단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신청하자 채권단은 향후 만기가 돌아오는 사업장을 주목하고 있다. 태영건설을 워크아웃으로 이끈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은 태영건설의 전체 PF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규모가 상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만 4조6000억원으로, 성수동 오피스2 사업장 대출 잔액의 약 100배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오는 11일 태영건설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한다고 지난 12월 28일 통보했다. 금융채권자협의회에 의한 태영건설 공동관리절차 개시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27일 기준 태영건설의 총 PF 대출잔액은 20조7982억원이다. 총 우발채무는 9조4855억원이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PF에 한정하면 대출잔액 4조6640억원, 우발채무 2조9731억원이다.
이는 당초 신용평가사가 추산한 수치보다 훨씬 큰 규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현재 분양이 진행되지 않은 착공 및 미착공 사업장 ▲태영건설이 사업 철수를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 관련 차환이 필요한 PF 우발채무 규모는 1조2565억원이다. ▲분양률이 양호한 사업장 ▲준공이 완료돼 담보가치를 갖는 자산 ▲정비사업과 HUG·HF 보증제공 등과 관련한 PF 차입금은 제외했다.
신용평가사마다 우발채무에 반영하는 보증형태(연대보증·채무인수·자금보충 등) 기준은 다르지만,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사업장이 태영건설에 부담이 됐다는 점은 변함없다는 설명이다.
태영건설을 워크아웃으로 이끈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은 태영건설의 대출잔액은 432억원이었다. 해당 개발사업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2가에 있는 한 노후 공장부지를 오피스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계속된 금리 인상과 가파른 공사비 상승 등으로 사업 시작 1년 6개월 지났지만 부지 매입과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사업장은 42곳이다. 이 가운데 19곳의 사업장 대출 만기가 1분기에 몰려있다. 1분기 만기 대출잔액은 1조4496억원, 우발채무는 8471억원에 달한다.
구미꽃동산 민간공원 조성사업은 오는 2월 22일 만기가 돌아온다. 대출잔액은 900억원이다.
구미 도량동 일대 69만㎡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가 70%를 공원으로 조성해 구미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땅에는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태영건설은 해당 사업장에 총 3개 단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1단지 1350세대는 지난 10월 분양을 시작했지만 분양률이 20%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2·3단지 분양 일정은 잠정 중단됐다.
해당 사업은 신용평가사에서 지속 모니터링하던 사업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월 "향후 PF유동화증권의 원활한 차환 여부와 더불어 구미 꽃동산 민간공원 조성사업을 비롯한 분양 예정 현장들의 순차적인 진행에 기반한 차입금 및 PF보증 감축 수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라 밝혔다.
3월 6일에는 경기 부천 군부대 이전사업의 만기가 다가온다. 대출잔액은 2000억원이다.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전인 12월 태영건설은 해당 사업의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다른 건설사에 사업장을 넘겨 약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부천 사업장의 시행 주체인 네오시티의 태영건설 지분(69%)과 사업장 시공권이다.
성수동의 또 다른 오피스 개발 사업장 두 곳의 만기도 3월에 돌아온다. 성수동 오피스1 개발사업은 대출잔액 1200억원, 성수동 오피스3 개발사업은 대출잔액 600억원이다. 해당 사업도 성수동 오피스 2와 마찬가지로 노후 공장부지에 오피스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사업장은 8곳이다. ▲세운 5-1·3구역 개발사업(대출잔액 3100억원)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2238억원) ▲독산동 노보텔 개발사업(1600억원) 등이다. 독산동 노보텔 개발사업의 경우 새마을금고가 전체 PF 대출금의 50%인 800억원을 대출했다.
부동산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은 태영건설의 전체 PF 프로젝트 중 작은 규모인데도 불구, 만기가 도래하며 태영건설의 위기설을 확산시켰다"며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사업장 중 예의주시해야 할 사업장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