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4분기 PF 충당금 1.4조에도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6319로 ‘역대 최대’
입력 2024.02.07 17:36
    4Q PF 충당금 적립액 대폭 증가…전분기 比 213%↑
    전체 익스포저 13조5000억…은행 60%, 비은행 40%
    대부분 선순위 대출에 연체율도 0.8%…리스크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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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KB금융그룹의 지난해 4분기 대손충당금이 대폭 증가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부동산 PF 시장 경색이 가속화하면서,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반영한 탓이다. 다만 3분기 대비 그 규모가 200% 넘게 늘어나면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컨콜)에서는 그룹 차원의 PF 익스포저 현안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7일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1.5% 증가한 4조631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4조4095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2021년 보다 약 5% 높은 실적으로, 역대 최대다. 

      다만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이 2615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1조3737억원) 대비 크게 감소해 시장이 기대했던 '5조 클럽' 달성에는 실패했다.

      KB금융의 4분기 순이익이 급감한 데는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반영이 컸다. 지난해 KB금융은 총 3조1464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는데, 4분기에만 한 해의 30%가 넘는 1조3810억원을 반영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213% 늘어난 수치다.

      KB금융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반영한 이유로는 최근 금융감독의 PF 리스크 관리 강화 압박이 꼽힌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이복현 금감원장은 "올해부터는 고객의 이익을 외면하고 적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린 금융사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이날 진행된 컨콜에서는 KB금융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한 투자자는 "대손비용이 생각보다 지난해 4분기에 너무 많은 것 같다"며 "관련한 익스포저를 은행과 비은행, 전체 규모와 브릿지론 및 연체액 비중을 상세하게 알려달라"고 물었다.

      KB금융측은 "충당금 적립을 은행과 비은행으로 나눠 살펴보면 은행이 약 60%가까이 되지만 충당금은 절반씩 쌓았다"며 "은행이 포지션이 조금 많지만 선순위가 대부분이고 부실 비율도 0.8%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의 전체 익스포저 규모는 13조5000억원 정도지만 앞서 언급했듯 부실 비율이 낮고, 굉장히 보수적인 기준으로 자산 건전성을 분류해 충당금 규모가 는 것"이라고 답했다.

      KB금융은 4분기 충당금에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도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금융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인 홍콩 H지수 ELS 손실과 관련한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관련해 KB금융측은 "조사가 진행중인 사항이고 손실배상관련 결정된 바는 없다"고 짧게 말했다.

      한편 KB금융은 이날 주주환원 차원에서 지난해 연간 배당금을 약 4% 늘리고 자사주 3200억원을 매입해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