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M&A 과정에서 재무 부담 가중
프리미엄브랜드 '드파인' 론칭…강남 입성 도전 전망
이미지 제고로 IPO 도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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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강남 재건축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 다소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재무부담이 가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공개(IPO)는 현재의 재무상황을 타개할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는 과거 내부적으로 IPO를 준비한 적 있는 만큼 이번엔 보다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최고 건설사 프리미엄 브랜드가 즐비한 강남권 재건축 시장 입성을 통해 SK에코플랜트의 IPO 작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화랑27차아파트'(신반포27차)의 재건축 시공사에 단독 입찰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반포27차는 서초구 잠원동 56-2번지 일대 5764.9㎡ 부지에 들어선 156가구, 12층짜리 나홀로 아파트다. 1985년 1월 준공돼 올해 39년 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1월 23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관심을 두던 시공사가 모두 참여하지 않으며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 12월 현장설명회는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엔지니어링·SK에코플랜트·호반건설·HDC현대산업개발·DL건설·대방건설·금호건설 등 8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조합은 조만간 2차 입찰 공고를 내고 시공사 재선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2월 SK에코플랜트는 설 연휴를 앞두고 신반포27차 아파트 외벽에 재건축 사업의 성공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걸면서 단독이 유력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드파인(DEFINE)'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앞서 부산 광안2구역, 서울 노량진2·7구역발, 서울 광장동 삼성1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드파인을 적용할 계획인데 강남권에선 신반포27차 사업장이 최초이다.
건설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IPO를 앞두고 강남권 하이엔드 재건축을 통해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며 심사 청구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환경 사업을 강조할 계획이지만, 사실 친환경 사업의 실적 기여도는 그리 크지 않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사업별 매출 비중은 ▲환경사업 14.23% ▲에너지사업 20.84% ▲솔루션사업 64.93%다. 기존 주력 일감인 솔루션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건설업 전반적으로 주춤하고 있다.
사실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의 IPO 계획은 2018년 한차례 좌절된 바 있다. 같은 해 7월 SK건설이 라오스에 건설하던 수력발전소 보조댐이 무너진 영향이다. 사고 이후 장외시장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탓이다.
이후 회사는 SK건설에서 현재 사명으로 변경하고 친환경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했다. 전통적으로 저PBR 업종으로 분류되는 건설업 대신 몸값을 크게 인정받을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기업 전환 이후 공격적 M&A 과정에서 재무 상황이 악화했다. 회사는 국내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 전자 폐기물 재활용업체인 '테스'(TES), 태양광·해상풍력·폐배터리·그린수소 등 친환경 사업 M&A에 3조원을 넘게 투입했다.
핵심 고객인 SK하이닉스와 SK온이 주춤하며 투자금을 마련하는 데 고생하기도 했다. 2022년 SK에코엔지니어링 지분 매각, 우선주(RCPS, CPS) 발행을 통해 재무 압박에 대응해야 했다.
2022년 우선주 발행 시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는 4조원 수준이었는데, 상장 시 목표는 10조원까지 거론된다.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친환경 확장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데, 자금 압박도 신경 써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IPO는 이러한 자금부담에서 벗어날 전략적 선택지 중 하나다.
수익성을 차치하고, 드파인을 통해 강남권 입성하고 프리미엄 건설사로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한다면 IPO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