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에…기업금융 노크하는 중소형 증권사 PF 인력들
입력 2024.05.13 07:00
    PF인력, 구조화금융 업무 부서 이동 및 발령 사례 증가
    SPC 통한 자금조달이란 금융기법 비슷하다는 평가
    기업 커버리지 관리 경험 부족은 명확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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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위축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PF관련 인력들이 기업금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기업금융 중에서도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한 자금조달이라는 PF와 유사한 금융기법을 사용하는 구조화금융(SF)으로 이동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다만 부동산만 담당하던 경우 기업 커버리지 관리 경험이 부족하다는 한계 또한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형 증권사에서 부동산PF를 담당하던 인력이 기업금융 부서로 이동을 시도하는 경우와 기존 PF인력이 기업금융 업무를 새로 배정받는 경우 모두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계약직 비중이 높은 부동산PF 부서의 경우 재계약을 할 때 기업금융 업무로의 확장을 원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형 증권사 기업금융부 관계자는 "부동산PF가 회사에 큰 수익을 가져오기 시작한 2016~2017년 사이에는 SF인력이 PF로 많이 넘어갔는데 이젠 상황이 반대가 됐다"며 "PF부서 인력들의 재계약 시즌이 다가오는 요즘, SF 업무를 맡아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PF와 구조화금융 사이 업무 분장이 명확하지 않은 중소형 증권사의 특성상, PF 인력이 구조화금융 업무 배정을 받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주로 매출채권과 NPL(부실채권)을 기초로 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중소형 기업의 메자닌 발행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사 부동산PF부서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PF와 구조화금융이 업무분장이 명확하게 돼 있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부동산PF와 구조화금융을 같은 부서에서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업무 변경이 쉬운 경향이 있다"며 "최근 부동산개발을 하던 인력들이 ABS나 메자닌 발행을 담당하는 구조화금융 업무로 발령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PF만 전담하던 인력들의 경우 기업 커버리지 관리 경험이 부족하다는 한계도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대형 증권사가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해 온 대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구조화금융 중에서도 '등록 ABS(자산유동화법에 따라 발행하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계획등록신청서 등을 제출하는 ABS)' 또한 신규 고객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증권사 기업금융부 부장은 "등록 유동화로 불리는 공모 구조화금융 시장의 경우, 부동산 활황 시절에도 PF로 넘어가지 않고 구조화금융을 하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신규 커버리지를 만들기 쉽지 않다"며 "중소·중견기업의 메자닌 발행이나 대기업 벤더사의 ABL(자산유동화 대출), 사모 ABS 등이 신규로 커버리지를 쌓기 가능한 정도"라고 전했다. 

      이에 구조화금융 등 기업금융 업무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경우, PF담당자의 커버리지 관리 능력이 중요 평가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부동산 PF부서로 입사한 경우 기업 커버리지를 담당해 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SF로의 업무 변경을 원하는 인력이 있는 경우 커버리지 역량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