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CIO 찾기 나선 군공·노란우산·경공...여전히 핵심은 '대체투자'
입력 2024.05.16 07:00
    군공, 이상희 현 CIO 포함 숏리스트 3명 발표
    대체투자 강점 평가 이 CIO, 연임 가능성 커
    노란우산, 이례적 대체투자 확대 기조 밝혀
    경공, 내부출신 인사 거론…이사장 선임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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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공제회들이 새 최고투자책임자(CIO) 찾기에 나섰다. 현 CIO의 연임과 이사장 선임 등 공제회마다 떠안은 숙제가 다르지만, 결론은 대체투자 전문가 찾기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의 한계가 뚜렷해진 탓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 경찰공제회는 현재 신임 CIO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CIO는 공제회의 자산 운용 전반을 담당하며 투자전략과 운용계획을 수립하는 자리인만큼, 어떤 경력을 가진 CIO가 오는 지에 따라 공제회의 투자 방향성이 달라지기도 한다.

      현재 절차상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군인공제회다. 군인공제회는 지난달 12일까지 공개 모집을 통해 서류를 접수했는데, 현재 숏리스트 3인까지 발표된 것으로 전해진다. 숏리스트에는 현 CIO인 이상희 부이사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상희 CIO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공모 역시 이 CIO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함이란 평가다. 이사회를 통해 연임이 결정되면 기존 임기 3년에 1년밖에 임기가 늘어나지 않지만, 공모를 거치면 3년까지 임기 연장이 가능하다. 2년의 임기가 더 보장되는 셈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숏리스트 3인 중 이상희 현 CIO가 포함됐다"며 "이번 공모는 현 CIO의 임기 연장에 무게가 실려있는 만큼 현재까지는 이 부이사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현재 이 CIO에 대한 내·외부 평가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에서 전략투자부장과 주식투자부장, 뉴욕투자법인장 등을 역힘한 이 CIO는 이후 롯데손해보험에서 자산운용총괄 상무를 지낸 후 2021년부터 군인공제회 자산운용부문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2022년 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때 대체투자 비중을 75%까지 높이면서 대부분의 연기금·공제회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을 때에도 5.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노란우산공제는 지난 7일까지 차기 CIO 선임을 위한 공모 서류접수를 진행했다. 현 이도윤 CIO의 임기 만료에 따른 공모다. 이 CIO는 지난해 5월 2년 임기가 만료된 후 1년 임기가 추가로 부여됐다. 이 CIO는 한국투자신탁과 삼성자산운용에서 채권운용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전통적인 '채권맨'으로 분류된다.

      노란우산공제는 이번 공모에서 이례적으로 대체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다. 이를 고려하면, 차기 CIO는 대체투자에 능통한 인사가 선임될 것이란 평가다. 이 CIO가 2020년 19.1% 수준이던 대체투자 비중을 2023년 26.5%까지 끌어올렸지만, 노란우산공제는 대체투자와 관련해 더 공격적인 투자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노란우산공제가 신임 CIO로 외부 인사를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노란우산공제는 한동안 외부 인사 영입을 중단했지만, 지난해 이경용 전 경찰공제회 대체투자팀장을 기업투자실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대부분 내부 인력으로 인원을 구성하는 노란우산공제가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단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 LP 관계자는 "노란우산공제가 올해 CIO가 바뀌는 것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체투자 확대에 나서려는 것으로 안다"며 "내부보단 외부 대체투자 경력이 풍부한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공제회는 지난해 10월 전임 CIO가 임기 만료에 따라 물러난 뒤 7개월 가까이 공석이다. 현재 조성용 금융투자본부장과 안도수 투자전략실장, 최영배 사업투자본부장 등이 역할을 나눠 맡고 있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CIO의 부재로 투자 진행과정 전반에 걸쳐 속도가 더뎌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CIO 직에는 내부 출신 인사가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외부 공모와 마찬가지로 동일한 인사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경찰공제회는 이사장 선임이 선결 과제다. 내규 상 이사장이 선출된 뒤에야 CIO 선임이 가능하다. 이사장 자리는 지난해 7월부터 공석이다.

      이사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인 이유로는 얼마전 있었던 국회의원 총선거가 거론된다. 통상 경찰공제회의 이사장은 치안정감급(경찰청 차장·서울지방경찰청장·경기지방경찰청장 등)이 맡아왔는데, 총선을 앞두고 유력 인사들이 정계 진출을 도모했단 평가다. 현재 총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빠른 시일 내 이사장 인선 절차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경찰공제회 내부에서도 CIO를 장기간 공석으로 두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며 "총선이 끝난 만큼 이사장 선임만 이뤄진다면 CIO 인선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