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SK 신규투자로 재무부담 확대…LG그룹은 수익성 저하"
입력 2024.05.16 18:20
    "SK온 IPO 성공 여부, 그룹 재무부담 좌우" 전망
    LG화학, 재무부담 통제 수준 '모니터링'
    롯데케미칼, 추가 신용도 하향 압력
    HD현대 조선 비중 확대, 그룹 신용도 여파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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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K그룹이 지난 3년간 17조원 규모의 자본성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채무적 성격인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단 평가가 나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16일 진행한 '2024년 그룹 Credit Issue 점검' 세미나에서 SK그룹의 배터리사업(SK온, SK이노베이션) 등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큰 폭의 재무부담이 확대되는 반면 IPO를 통한 투자자금 회수는 지연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SK그룹은 지난 2020년~2023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한 유상증자 3조1000억원 및 비상장법인에 대한 유상증자 6조원, 상환전환우선주(RCPS)·전환우선주(CPS) 발행 8조원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수명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SK그룹의 자본성 자금조달 중 일정 부분이 채무적 성격 또는 재무적 변동성이 내재한 걸로 판단한다"며 "그 규모는 2023년 말 기준 약 11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상환전환우선주·전환우선주 외 과거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계약이 연장되고 있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3조원 등을 합한 수치다.

      이어 SK온의 IPO 성공 여부가 그룹 전체 재무부담 수준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우선주 발행 시 재무적투자자(FI) 들과 IPO 연계 약정을 체결한 SK온과 SK에코플랜트의 경우 IPO 성사 여부에 따라 현금흐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수석연구원은 "SK그룹의 경우 IPO와 관련된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성공적인 IPO 여부는 SK그룹의 레퓨테이션(평판)에 영항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 계열사에 대해선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제기됐다.

      박소영 수석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수요 성장 둔화로 인한 공급과잉 심화 등 위험 요인도 점증하고 있어 AMPC를 제외한 실질 수익성은 2021∼2023년 대비 저하된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LG화학은 대규모 투자 규모 조절을 통한 재무부담 통제 수준이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라고 분석했으며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선 "내부 창출 현금을 통해 자금 소요에 대응하고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익창출력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신평은 롯데그룹 내 화학 부문인 롯데케미칼이 추가 신용도 하향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석유화학 사업 부진이 지속하면서 2023년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주요 재무지표가 한신평이 제시한 KMI 신용등급 하향가능성 증가 기준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서민호 수석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석유화학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기업의 뚜렷한 반등은 어려워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이 사업구조 개편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2차전지와 바이오 등 신사업 분야에서 '후발주자'로 나서며, 유의미한 이익 창출을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롯데그룹 내 부동산 비중이 크지만, 주요 부동산 상당 부분이 관광·레저부문 핵심 영업기반인 점포로 구성돼 있으며 보유자산 유동화에 따른 재무부담 변화 여부 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부동산을 매각하면 사업경쟁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내재돼 있지만, 매각에 따른 현금유입이 더 클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HD현대의 경우 향후 조선 부문의 비중 확대가 그룹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준 연구원은 “정유 부문과 기계, 중전기, 기타 부문에서는 일정 수준의 매출이 유지되는 반면, 조선 부문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2026년에는 조선 부문의 매출액이 정유 부문 매출액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조선 부문은 실적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비중 확대가 그룹의 실적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는 "건설기계 및 전력 기기 부문의 이익 창출력이 제고되면서 조선 부문의 실적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