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안에 실사 마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실적 하락 등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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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이하 롯데손보) 매각에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현재 실사에 참여한 원매자는 사실상 우리금융 한 곳에 그치고 있는 까닭이다. 입찰 당시 언급된 해외 사모펀드들은 규제 등으로 인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쟁 구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결국 매각 가격이 크게 오르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도자인 JKL파트너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실사 기한을 연장한 후 추가적인 원매자 초대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 매각 실사는 지난달 말부터 진행됐다. 매각 측은 일단 6월 하순까지 실사를 마무리하고,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실사가 시작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난 가운데, 실제로 실사에 참여한 원매자는 우리금융 정도만이 꼽히고 있다. 우리금융은 외부 계리법인 등을 선정해 롯데손보가 제공한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당초 원매자로 언급됐던 블랙스톤, KKR 등 외국계 PEF들은 적극적으로 실사에 나서는 분위기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실사 기간이지만, 우리금융을 제외하곤 실사를 진지하게 진행하는 곳은 없다”라며 “우리금융 역시 검토 사안이 늘어나며 다음달 하순으로 잡혀있는 실사 마감 일정까지 실사를 마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예비입찰 당시만 하더라도 다른 매수인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존재했다. 하지만 막상 실사작업을 진행해 보니 오히려 경쟁 구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이름이 거론되던 글로벌 펀드들도 국내에 보험법인을 보유해야 하는 등 규제로 인해 인수에 나서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2조~3조원 매각 가격도 부담스럽다는 기류가 읽힌다. 현재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이다.
실사 기간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불과 2달여간 주어진 기간 내에 충분한 검증이 가능하겠느냐가 이슈다. IFRS17 도입 이후 바뀐 회계제도에 따른 검증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KDB생명의 경우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추가 실사에만 3개월이 소요됐다.
특히 롯데손보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409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27.5% 줄어들었다. 1분기 투자손익이 9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1.78% 감소했다. 회사 측은 안전자산 확보로 금리부자산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투자영업실적이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영향이 커졌단 설명이다.
실사를 하는 입장에선 줄어든 실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투자손익 감소가 일시적인 부분인지, 아니면 추세적인 차원에서 이익이 감소할 요인인지 등을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에서도 실사 과정에서 실적의 변동성에 대해 민감하게 체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손보의 경우 2022년엔 9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30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1년새 이익 규모가 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한 관계자는 “1분기에 나온 투자손익이 1회성 요인인지 등 실사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할 부분일 것이다”라며 “계리적 가정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새로운 계리적 가정에서도 꾸준히 안정적인 실적이 나올 수 있는지 점검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실사가 예정보다 길어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1분기 실적 세부수치 등 우리금융에서 원하는 자료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손보측의 현재 대응 상황을 보면 예정된 시간내에 우리금융이 원하는 수준의 실사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라는 평가다.
원매자들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롯데손보 측에서 굳이 실사를 일찍 마칠 이유도 없다는 지적이다. 실사를 진행하면서 추가적으로 잠재 인수자들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롯데손보를 보유한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가 사실상 가장 의미있는 바이아웃 엑시트(경영권 거래 투자회수) 사례란 점에서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JKL파트너스는 현재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에도 참여한 상황이라 롯데손보 매각 흥행이란 ‘타이틀’ 역시 중요한 상황"이라며 "예비입찰때에 비해 인수 경쟁 열기가 뜨겁지 않다는 게 고민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