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류혁 전 대표 친정집 도미넌트운용도 GP 교체 검토
입력 2024.05.30 07:00
    ST리더스PE 이어 도미넌트운용도 GP 교체 물망
    류혁 전 신용공제 대표 친정집 아이스텀이 전신
    새마을금고, 도미넌트의 PF 사업장 다수에 대출
    도미넌트에 손해배상 청구도…"사실상 관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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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 도미넌트자산운용(이하 도미넌트)에 대해 위탁운용사(GP)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새마을금고는 최근 도미넌트에 부동산 대출 손실과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이에 GP 교체 여부와 무관하게 새마을금고와 도미넌트 사이의 관계가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ST리더스PE에 이어 도미넌트에 대해서도 GP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올해 초 새마을금고의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 지역금융지원과가 '비위 사건에 연루된 GP를 교체하라'는 권고에 대한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새마을금고가 ST리더스PE 외에도 복수의 운용사에 대한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도미넌트도 그 중 한 곳"이라고 말했다.

      도미넌트의 전신은 아이스텀자산운용이다. 2001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로 시작해 2007년에는 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 부동산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의 경영권을 인수해 2015년 매각한 것으로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2021년에 지금의 도미넌트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도미넌트는 현재 펀드 출자 비위 의혹 등으로 재판에 회부된 류혁 전 새마을금고 신용공제대표가 2020년 새마을금고에 합류하기 전 공동대표로 재직했던 회사다. 류 전 대표는 현재 부동산 PF 대출을 정상보다 낮은 금리에 집행하도록 지시해 새마을금고에 약 86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도미넌트의 펀드 설정 잔액은 류혁 전 대표가 새마을금고에 합류했던 시기인 2020년 말 1341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5075억원으로 약 4배 가까이 늘었다. 

      새마을금고는 과거 1000억원 규모로 도미넌트가 조성한 펀드인 아이스텀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5-1호에 900억원 가량을 출자한 바 있다. 펀드 전체의 90% 가량을 책임진 셈이다. 해당 펀드는 대전광역시 둔산동 홈플러스 부지 개발사업을 위해 조성됐다. 새마을금고는 해당 사업장에 2700억원의 선순위 대출을 집행하기도 했다.

      또한 새마을금고는 도미넌트가 주주(도미넌트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7-1호)로 있는 성수초이앤손제2호PFV의 사업장에도 현재까지 467억원(약정액 800억원)의 대출을 집행했다. 이 PFV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일대 사업부지 개발을 위해 지난 2022년 5월 설립됐다. 

      이 밖에도 새마을금고는 과거 도미넌트가 공매로 나왔던 울산 중구 혁신도시의 '세영이노세븐 지식산업센터' 개발 사업을 낙찰받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대출을 집행했다. 당시 도미넌트는 에쿼티 40억원과 론 1180억원의 조달 구조를 짰는데, 전체 론의 약 67%에 해당하는 790억원을 새마을금고가 책임졌다. 중앙회와 울산, 북울산, 태화 등 지역새마을금고 다수가 대출을 집행했다. 

      최근 새마을금고는 도미넌트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황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4월 26일 류혁과 유영석, 도미넌트자산운용 박모 대표이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유영석은 아이스텀자산운용의 관계사인 아이스텀파너스(현 토닉PE)의 전 대표로, 박차훈 전 중앙회장에게 출자금을 유치한 대가로 현금과 변호사 비용을 대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손해배상 청구 건은 과거 새마을금고가 도미넌트의 PF 사업장에 대출을 집행한 뒤 손실이 발생한 것과 관련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업장 명과 대출 집행금액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중앙회를 비롯해 다수의 지역 새마을금고가 공동 대출을 집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손해배상 청구 건의 원고는 중앙회와 26곳의 지역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27명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대출 손실 건으로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일은 없다고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도미넌트의 PF 사업장에 대출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도미넌트가 고의로 서류나 정보를 누락하는 등 부실 대출 의혹이 있어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해당 손해배상 청구 건과 GP 교체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GP 교체가 LP의 반대 등에 부딪혀 무산된다 하더라도 도미넌트와 새마을금고 사이의 관계는 지속이 어렵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운용사에 앞으로 출자를 하는 것이 가능하겠나"라며 "류혁 대표 이후 이어져왔던 도미넌트와 새마을금고의 관계는 사실상 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새마을금고측은 "GP 교체 진행상황과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도미넌트측은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