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한 골프장 매매에...회계법인 골프자문팀 활로 모색
입력 2024.06.05 07:00
    삼정회계, 산업 출신 심재훈 파트너 퇴사
    안진·삼일 등도 골프장 자문 수요 뜸해져
    골프전문팀, 리조트나 호텔 등으로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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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 윤수민 기자)

      골프장 매매 시장의 열기가 빠르게 식으며 과거 골프자문팀 등을 만들며 관련 부서에 힘을 싣던 회계법인들의 일거리도 뜸해지고 있다.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회계법인들은 리조트나 관광개발 등 유사 영역으로 업무를 넓히려고 시도 중이다.

      26일 회계법인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골프자문팀 소속이던 심재훈 삼정회계법인 파트너가 올해 초 퇴사했다. 심 파트너는 지난 2018년 딜로이트안진에서 삼정회계법인으로 옮겨 골프장 전문팀을 이끌어왔다. 건국대 골프지도학 학사, 동 대학교 골프산업 경영학 석사를 졸업하고 15년간 골프 산업 현장에서 뛰어 온 전문가다. 그간 레이크힐스 용인, 오너스GC, 파가니카CC 등 굵직한 골프장 거래를 이끌어왔다. 

      심 파트너의 이직으로 삼정 내 골프장전문팀은 20년간 부동산 자문을 담당했던 서광덕 파트너를 필두로 조직을 재구성했다. 해당 팀에는 김형주 이사(부동산 전공), 현병욱 차장(도시공학 전공), 박창현 위원(골프지도전공) 등이 소속되어 있다. 

      삼일회계법인이나 안진회계법인도 골프장 전문팀이나 담당 파트너를 두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은 회계법인 중 가장 앞선 2013년 골프팀을 만들었다. 현재 김영석 파트너와 진현식 파트너 등이 해당 팀을 이끌고 있다. 김 파트너는 경희대 체육교육학, 서강대 경제학 석사를 마친 후 미국 명문 골프클럽에서 산업 경력을 쌓은 바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정성근 파트너가 골프장 거래를 전담하다시피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소화하는 골프장 거래 실적은 올해 들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골프장 수요가 정점을 찍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 골프장 거래가 뜸한 편인 까닭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건설사 및 중견기업 중심으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는 있지만,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사모펀드(PEF)가 인수한 골프장만 8곳에 이르렀던 점을 비교하면 저조하다. 작년 하반기부터 큐로CC, 몽베르CC 등이 성사됐지만 당초 매도자가 원했던 가격보다 최종 거래가는 떨어졌다. 

      골프장 거래는 해당 운동 인기가 시들해진 점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젊은 세대들도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비용이 비싼 골프보다는 테니스 등으로 눈길을 돌린다. 시들해진 골프 인기에 곧 해당 산업이 당분간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는 골프장 인수 수요가 뜸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회계법인 골프장 자문 관련 파트너는 “골프장 인수 수요는 여전히 많은데 문제는 매도자와 원매자간 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안 맞는다는 점”이라며 “가격이 떨어져야 인수금융도 일어나는데 (그렇지 못해) 거래 성사 수요는 현저히 줄어든 상태”라고 말했다. 

      골프장자문팀들은 골프장과 연계된 리조트나 호텔, 콘도 및 해외시장으로 영역을 다각화하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삼정회계법인 골프전문팀은 일본이나 필리핀 내 골프장 자문을 진행하고 있고 안진회계법인 관련 팀 역시 골프장리조트나 관광단지 등으로 자문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골프장은 건설사나 중견기업 등 주로 SI(전략적투자자)가 사갈 의향이 많은데 지난 골프장 딜 성수기 때 이미 어느정도 거래가 성사되면서 원매자풀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있다”라며 “자문영역을 다양화하는 등 활로를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