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계열사' 사피온-'KT 투자' 리벨리온 합병 추진…AI반도체 '원팀' 출범
입력 2024.06.12 16:54
    "2~3년이 AI반도체 '골든타임'…대승적 통합 결단"
    연내 통합법인 출범…리벨리온의 IPO 계획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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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뜨거운 가운데 SK텔레콤의 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 한국법인이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합병한다. 

      12일 SK텔레콤은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KT에 따르면 양사는 향후 2~3년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골든타임'이라는 데 동의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양사는 실사와 주주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 3분기 안에 합병을 위한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연내 통합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아직 합병 추진 초기 단계인 만큼 합병법인의 명칭이나 지분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합병법인의 대표는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가 맡기로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리벨리온이 경영을 담당하기로 했다. 합병법인의 기업공개(IPO) 일정 역시 리벨리온의 계획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다. 

      리벨리온은 현재 상장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며 2조원 안팎의 몸값이 거론되고 있다. 리벨리온은 올 1월 165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할 당시 약 9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이번 합병을 통해 예상 기업가치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리벨리온의 경쟁사인 퓨리오사AI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관사들이 예상하는 퓨리오사AI의 기업가치는 4조원 내외로 알려진다. 

      사피온 미국법인은 이번에 합병되지 않고 추후 역할에 대한 검토가 있을 예정이다.

      합병 이후 SKT는 전략적 투자자로 합병법인의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진출과 대한민국 AI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피온의 주주사인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도 AI반도체 발전을 위해 합병법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리벨리온의 전략적 투자자인 KT도 기술 주권 확보 및 글로벌 AI반도체 기업 탄생을 위해 이번 합병 추진에 동의했다. 

      사피온코리아는 지난 2016년 SKT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분사된 AI반도체 전문기업이다.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차세대 AI반도체 ‘X330’을 공개하는 등 고성능 AI반도체 개발을 통해 자율주행, 엣지 서비스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해왔다.

      리벨리온은 지난 2020년 박성현 대표와 오진욱 CTO 등이 공동 창업한 AI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리벨리온의 두번째 제품인 AI반도체 ‘아톰(ATOM)’은 지난해 국내 NPU(신경망처리장치)로서는 최초로 데이터센터 상용화로 LLM을 가속했고 올해 양산에 돌입했다. 현재 거대언어모델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AI반도체 ‘리벨(REBEL)’을 개발 중이다. 리벨리온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협업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