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3兆 규모 GTX-C 조달 시동…주요 기관에 티저 배포
입력 2024.06.13 07:00
    6월 말~7월 초 구조 확정 후 본격 세일즈
    3조4000억 민간 조달…에쿼티 약 4000억
    선순위 2조4000억 중 1조는 신보가 보증
    에쿼티·후순위가 관건…금리 조건에 달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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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Great Train Express) C 노선의 금융주선 기관인 KB국민은행이 투자 유치에 착수했다. 현재 금리 등 조달 조건을 확정하기 위한 막바지 협의 중이며,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 조건을 확정한 후 본격적인 기관 대상 세일즈(신디케이션)에 나설 전망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LP)에 GTX-C 노선에 대한 티저레터를 배포했다. 비밀유지확약서(NDA)를 제출한 곳에 한해 투자설명문(IM)을 발송할 계획이다. 아직 세부적인 조달 조건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시장 반응을 살피는 태핑 정도고, 6월 말에서 7월 초 정도에 구조를 확정하면 본격적인 신디케이션이 시장에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GTX-C는 양주 덕정에서 수원은 잇는 74.2km 노선으로, 총 사업비만 약 4조60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이 지난 2021년 한화 건설부문, 동부건설, 쌍용건설, 동부건설, 태영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시공을 맡았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번 사업의 건설투자자(CI)다. 재무적투자자(FI)로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참여했다.

      총 사업비 4조6000억원 중 약 3조4000억원 가량을 민간에서 조달해야한다. 구조는 에쿼티(지분) 약 4000억원에 선순위 대출 2조4000억원, 후순위 대출 6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에쿼티는 CI가 약 1000억원, 나머지는 FI가 담당하는데, GTX-C 완공 이후 FI가 CI 지분을 인수하는 조건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험사 등 일부 금융기관이 선순위 PF에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일부 참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GTX-A 노선 사업자로 선정됐던 신한은행 컨소시엄의 경우에도 2조2000억원 가량의 자금 중 1조2000억원 가량을 신한은행을 포함한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가 조달한 바 있다.

      신용보증기금이 선순위 대출에서 1조원을 책임진다. 신보는 지난해 GTX-C에 프로젝트당 최대 보증 한도인 1조원 보증을 승인한 바 있다. 민자사업자의 PF 채무 상환을 보증해주는 일종의 정책 보증인 셈이다. 

      결국 에쿼티와 후순위 투자자 모집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도 에쿼티, 후순위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수준이 중요할 것이란 평가다. 조건 확정이 길어지는 것도 적정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는 게 쉽지 않은 탓이란 설명이다.

      조단위 인프라 딜이라는 점에서 현재까지 시장의 관심은 높은 상황이다. 다만 이미 개통한 GTX-A 노선이 예상보다 저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노선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GTX-A가 현재 수요가 저조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리스크를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최근 금리는 높은데, 또 인하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거기에 맞춰 적정 마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달 구조를 짜오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