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 사면초가...금감원에 이어 공정위까지 ‘타깃’
입력 2024.06.21 07:00
    공정위 지난달 부당 내부거래 현장조사
    공교롭게 금감원 정기검사 뒤 바로 공정위 조사
    문제 발생시 총수로 칼날 향할수도
    DB손보 로펌 고용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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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DB손해보험이 사정당국의 ‘타깃’이 됐다. 금융감독원이 정기검사를 진행한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서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라서 신사업 등에 제약이 걸릴 수 있다. 최근 공정위는 기업들에 대해 강도높은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된다. 

      공정위 부당지원감시과는 지난 5월 서울 강남 DB손보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DB손보와 계열사간 부당 내부거래를 진행했다고 보고 현장조사에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복합기업집단인 DB금융은 DB손보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DB금융 내에는 DB생명보험, DB금융투자, DB자산운용, DB저축은행, DB캐피탈 등이 있다. DB손보의 내부거래는 지난해 3분기까지 3조원이 넘는 수준이다. 

      한 DB손보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 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공정위가 현장조사까지 나갔다는 점에서 제보 등 부당 내부거래 정황을 포착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서 없이 현장조사에 나가지 않는 다는 점에서 공정위가 근거 없이 현장조사에 나서진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DB손보 측에선 공정위 현장조사에 대응하기 위해서 로펌 등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조사의 특성상 사안에 따라선 칼날이 총수일가를 향할 수도 있다. DB손보는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지분 9%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다음으로는 김 회장의 아버지인 김준기 전 회장이 지분 6%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금감원 정기검사에서 해당 부당 내부거래 정황이 발견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금감원은 DB손보에 대해서 지난 2월부터 5년만에 사전검사 및 정기 현장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금감원 정기검사 이후 공정위가 현장조사에 나가면서 금감원 현장검사에서 해당 사안이 발견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해당 건이 금감원 검사를 바탕으로 해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라며 “하지만 금감원 검사 이후 문제가 발생되면 공정위에 관련 사실을 알리기 때문에 해당 사안이 연관되어 있을 수는 있다”라고 말했다.

      공정위 현장조사 결과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DB손보에는 상당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선 공정거래 위반을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있다. DB손보의 최대주주가 총수 일가란 점에서 공정거래 위반이 확인될 경우 신사업 등에서 대주주적격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DB손보는 지난해 11월 말 조직개편을 통해 법인4사업본부와 해외관리파트·미주보상파트, 신사업마케팅본부를 새롭게 설치하는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 관심이 쏠리는 건 공정위가 금융권뿐 아니라 재계에서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에는 쿠팡에 1400억원 과징금 부과 및 법인 검찰 고발에 나서기도 했다. DB손보는 IFRS17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비롯해, 암 환자들에 대해 실손의료비를 지급하지 않은 건을 두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등 최근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를 제외한 총수가 있는 금융기관의 경우 금감원보다 공정위 제재 영향이 더 클 수 있다”라며 “금감원 정기검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공정위 조사가까지 나오면서 이래저래 DB손보는 힘든 상황이됐다”라고 말했다.